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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奇幻言情
分數不夠
385 Chs

354화. 갈 필요 없습니다

354화. 갈 필요 없습니다

상용은 물론 그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

이틀 후.

대리사경은 단숨에 장작감(*将作监: 중국 고대 궁실, 종묘 등 토목건축을 담당하던 기관)의 옛사람들을 모두 구속하고 심문했다.

여러 방면의 진술을 대조해보면 상씨 가문의 조카인 상평은 기록을 베끼는 것만 책임졌을 뿐 진짜 그것을 사들인 사람은 따로 있었다.

그 이후 강왕세자를 탄핵하는 상소문이 눈송이처럼 천자의 책상으로 날아들었다.

강왕부는 여기서 물러서지 않고 재빠르게 또다시 장작감과 관련된 뇌물 사건을 폭로하며 이를 평왕부와 연루시켰다.

사건에 연루된 관리들이 서로 물고 늘어져 조정이 난장판이 되었다.

하지만 상용이 어떤 사람인가? 4년 전 선대 황제가 승하하자마자 두각을 나타내며 수상의 자리에 앉은 사람이었다. 지금처럼 강왕세자 하나 정도를 상대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

강왕부가 내놓은 증거가 갈수록 이치에 맞지 않자 민심은 더욱더 흉흉해졌다.

* * *

강왕부에서는 꽃병이 또 온 바닥에 나뒹굴었다.

강왕세자는 숨을 몰아쉬며 눈앞의 참모들을 매서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왜 말들이 없느냐? 전에 너희들이 좋은 방법이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 말해봐라! 이제 본 세자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참모들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대답이 없었다.

강왕세자는 화가 치밀어 올라 그들을 가리키며 욕을 했다.

“평소에는 모두가 재능 있다고 자부하던 사람들 아니었나? 어째서 이런 결정적인 순간에 전부 벙어리가 되었단 말이냐?”

잠시 후, 마침내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세자 전하, 소인이 어떤 방법이 하나 떠올랐는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강왕세자는 눈을 들어 그를 보니 눈에 잘 띄지 않았던 문객이었다. 평소에 그에게 가까이 접근하지도 않았고 공무를 논의할 때도 거의 입을 열지 않았는데 뜻밖에 이런 결정적인 순간에 앞으로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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