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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奇幻言情
分數不夠
385 Chs

322화. 골치 아픈 세자비

322화. 골치 아픈 세자비

“다들 좀 기다려보세요.”

루안이 입을 열었다.

“이 강십이라는 자는 신분이 좀 이상하니 제가 조사를 해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요.”

“이상하다고요?”

루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능력을 볼 때 분명 시위 출신일 거요. 군 경력도 있을지 모르지. 제대로 알아보고 나면 활용할 데가 있을지도 모르오.”

대장공주가 턱을 만지작거리며 생각하다가 그냥 포기해버렸다.

“너희 둘은 꿍꿍이속이 너무 많아서 본궁은 신경 쓰기도 귀찮구나. 온아, 내일 한 번 건너오거라. 본궁의 밀정한테 너를 한 번 만나 보라고 하마.”

지온이 깜짝 놀라며 기뻐했다.

“어머니!”

이는 대장공주가 자신의 밀정더러 지온의 명령도 따르게 하겠다는 의미였다.

대장공주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느긋하게 말했다.

“전에는 본궁이 나이가 많아도 일을 맡길 사람이 없었어. 이제는 딸이 생겼으니 당연히 딸 복도 좀 누려봐야지.”

그리고는 손사래를 쳤다.

“됐다, 너희 부부는 계속 놀아라, 본궁은 이만 가마.”

* * *

예불을 드리는 것은 지루한 일이었다.

오 부인은 날이 밝기도 전에 절에서 일어나, 아침 수업을 할 때 편전으로 가서 경을 읽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오 부인은 종일 편전에서 한 발자국도 떠나지 않았다.

소현주는 하루 동안 오 부인과 동행해보더니 이런 일정을 견디기 힘들어했다.

오 부인은 아이가 인내심이 없다는 것을 알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침 수업이 끝나면 놀러 나가렴. 하지만 시녀를 꼭 데리고 가고 사람이 많은 곳은 가지 말아야 해.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이 외할머니가 너희 부모에게 할 말이 없어.”

소현주는 이 말에 동의했다.

소현주는 시녀들을 데리고 나와 천천히 산책하다가 앞에 있는 천왕전(天王殿)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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