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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奇幻言情
分數不夠
385 Chs

286화. 마음의 변화

286화. 마음의 변화

옥비는 정실에 한참 동안 앉아 있었다.

그녀는 손에 도자기병을 쥐고 천천히 만지작거리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을 내리깔았다.

“마마.”

금벽이 들어왔다.

“식사를 준비할까요?”

옥비는 고개를 저었다.

“본궁이 입맛이 없구나.”

금벽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또 안 드십니까? 요즘 입맛이 너무 떨어지셨는데 태의를 불러볼까요?”

“됐다.”

옥비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애써 위로하는 모습이었다.

“본궁은 괜찮다. 겨울이 되어 좀 나른할 뿐이야.”

금벽은 그 말을 듣고 별다른 의심 없이 투덜댔다.

“마마께서는 계속 못 드시는데 신비께서는 오히려 입맛이 너무 좋으시네요. 하필이면 모두가 그쪽으로 관심이 쏠려서 마마에게 물어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옥비가 웃으며 말했다.

“그게 어떻게 똑같겠느냐? 신비가 황손을 품고 있으니 당연히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게지.”

그런 사정이야 금벽 역시 알고는 있었지만, 양쪽이 너무 심하게 비교되니 마음속으로 격차가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신비가 임신한 후부터 폐하는 영수궁에 오지 않았다.

“마마…….”

애석하게도 옥비는 이번에는 금벽과는 거리를 두고 현실을 똑똑히 인식했다. 옥비는 이런 일로 이제는 상심하지 않았다.

그녀가 지금 주목하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일이었다.

“금벽아, 신비가 그 아이를 잘 품고 있다고?”

그녀의 질문에 금벽은 어리둥절했다.

옥비는 그녀에게 묻는 것 같기도 하고 또 혼잣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이제 겨우 한 달밖에 안 됐지. 밧줄 때문에 놀랐기로서니 장 원판에게 진료를 받고서야 태아를 지킬 수 있었다니, 그다지 안정적이지는 않은 것 같구나.”

금벽이 대답했다.

“마마의 말씀이 맞습니다. 장 원판이 아이가 배 속에 들어앉은 모양새가 좋지 않아서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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