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화. 마음의 변화
옥비는 정실에 한참 동안 앉아 있었다.
그녀는 손에 도자기병을 쥐고 천천히 만지작거리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을 내리깔았다.
“마마.”
금벽이 들어왔다.
“식사를 준비할까요?”
옥비는 고개를 저었다.
“본궁이 입맛이 없구나.”
금벽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또 안 드십니까? 요즘 입맛이 너무 떨어지셨는데 태의를 불러볼까요?”
“됐다.”
옥비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애써 위로하는 모습이었다.
“본궁은 괜찮다. 겨울이 되어 좀 나른할 뿐이야.”
금벽은 그 말을 듣고 별다른 의심 없이 투덜댔다.
“마마께서는 계속 못 드시는데 신비께서는 오히려 입맛이 너무 좋으시네요. 하필이면 모두가 그쪽으로 관심이 쏠려서 마마에게 물어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옥비가 웃으며 말했다.
“그게 어떻게 똑같겠느냐? 신비가 황손을 품고 있으니 당연히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게지.”
그런 사정이야 금벽 역시 알고는 있었지만, 양쪽이 너무 심하게 비교되니 마음속으로 격차가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신비가 임신한 후부터 폐하는 영수궁에 오지 않았다.
“마마…….”
애석하게도 옥비는 이번에는 금벽과는 거리를 두고 현실을 똑똑히 인식했다. 옥비는 이런 일로 이제는 상심하지 않았다.
그녀가 지금 주목하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일이었다.
“금벽아, 신비가 그 아이를 잘 품고 있다고?”
그녀의 질문에 금벽은 어리둥절했다.
옥비는 그녀에게 묻는 것 같기도 하고 또 혼잣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이제 겨우 한 달밖에 안 됐지. 밧줄 때문에 놀랐기로서니 장 원판에게 진료를 받고서야 태아를 지킬 수 있었다니, 그다지 안정적이지는 않은 것 같구나.”
금벽이 대답했다.
“마마의 말씀이 맞습니다. 장 원판이 아이가 배 속에 들어앉은 모양새가 좋지 않아서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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