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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奇幻言情
分數不夠
385 Chs

269화. 조방궁의 비방(秘方)

269화. 조방궁의 비방(秘方)

과자 가게에 도착해서 지온은 주인과 몇 마디 나누고는 위층에 올라가 누군가를 기다렸다.

그러는 사이, 서아는 즐겁게 과자를 골랐다.

‘이 집은 소라 과자가 제일 맛있어!’

“목마르다! 옆집에 가서 음료수 두 개만 사 올래?”

야우가 파리를 쫓듯이 손을 휘저으며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나 지금 생각하는 중이야, 바쁘다고!”

이에 서아가 흥 하고 싫은 티를 내면서 가버렸다.

‘정말 철이 없어, 한등보다 훨씬 못하네.’

* * *

지온은 가게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고 금방 나왔다.

그리고서 원 재상부로 가서 원씨 집안의 며느리 기문혜에게 문안인사를 올렸다.

기문혜의 배가 매우 커진 것을 보니 다음 달이면 출산할 것 같았다.

그녀는 지온이 오는 것을 보고는 빙그레 웃으며 지온을 정원으로 데리고 갔다.

“태의가 말하길 아이가 들어앉은 모양이 좋아서 지금 많이 움직여두면 낳기 편할 거라더군요.”

지온이 그녀에게 물었다.

“부인께서는 괜찮으시지요?”

기문혜는 질문에 담긴 속뜻을 알아채고는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저희 시어머니께서는 아주 좋으신 분이에요, 매일 몇 번이나 제게 인사하러 오신답니다.”

그렇게 말하던 그녀는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는 목소리를 낮추며 재빨리 말했다.

“실은 너무 간섭이 심해요! 조만간 시아버지께서 한번 말씀하시겠죠.”

지온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과자 한 상자를 건네주었다.

“방금 길에서 샀어요. 뭘 드려야 좋을지 몰랐지만, 빈손으로 오는 것보다는 낫지 싶어서 산 거예요.”

기문혜는 웃으며 정자에 앉아 우유떡을 먹었다.

“아직 약혼 축하를 못 했네요! 난 지온 소저가 유씨 집안이랑 다시 혼인을 맺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 루 대인이 튀어나올 줄은 몰랐어요.”

지온의 표정은 평온했다.

“한번 파혼한 이상 다시 혼인을 맺을 수는 없지요.”

기문혜가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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