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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奇幻言情
分數不夠
385 Chs

196화. 진정한 횡포

196화. 진정한 횡포

노기 충만한 눈으로 소달을 노려보던 원 재상이 황제를 향해 말을 올렸다.

“폐하, 소달은 먼저 위증을 하더니, 이젠 증인을 위협까지 하고 있사옵니다. 이런 횡포를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옵니다.”

소달은 인정할 수 없었다.

“원 재상님! 저것이 헛소리하는 것이 분명한데…….”

“증거는 있소?”

그의 말을 끊은 원 재상이 냉기가 뚝뚝 흐르는 눈으로 소달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소 장군. 아무런 증거도 없이 입을 열고 있는 것은 당신이오!”

소달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더니, 그의 주먹이 절로 꽉 쥐어졌다.

한숨을 내쉰 황제가 말했다.

“소달, 증인까지 나온 상황이네. 자네도 더 추해지기 전에 그만하는 게 좋겠네.”

“폐하!”

황제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지더니, 이내 냉정한 얼굴만이 남았다.

“소염의 장락지 사건을 조사한 결과, 서생들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므로, 지금 이 자리에서 그들을 석방토록 한다. 그 외, 소달의 무고죄(誣告罪)가 성립되는바, 금군통령의 직위를 해제…….”

그때였다.

돌연 밖에서 오만한 음성이 낭랑하게 울렸다.

“기다리시지요!”

대전 안으로 들어오는 강왕세자를 본 소달의 얼굴 위로 기쁨이 번졌다.

그러나 황제의 얼굴엔 순식간에 어둠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황제의 시선이 대전의 문을 지키고 선 내시를 향했다.

‘천자(天子)가 업무를 보는 궁정이 얼마나 중요한 곳인데, 이리 함부로 들어오게 한단 말인가!’

황제의 위협적인 눈빛을 받은 내시도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자신이라고 그를 안 막고 싶었겠는가! 그러나 강왕세자가 흉흉한 기세로 달려와서는 말 한마디 없이 그대로 들어가 버린 것을 자신이 어찌한단 말인가?

“폐하를 뵙습니다.”

대전으로 들어온 강왕세자는 차리는 듯 마는 듯 예를 올리곤 다른 이들의 문안은 받을 것도 없이 황제를 향해 추궁하듯 입을 열었다.

“폐하, 폐하께선 소달의 직위를 해제하실 생각이시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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