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화. 바보 맞소. 멍청하오.
세 사람은 근처 풀숲을 돌아다녔다.
삼색고양이는 마치 그들과 숨바꼭질 놀이라도 하는 것처럼, 멀리는 가지 않고 가끔 울음소리를 들려주어 그녀들을 이리 저리로 끌고 다녔다.
그렇게 울음소리에 이끌려 어딘가로 따라가던 지온의 눈에 나무 뒤에 어렴풋한 관화(*官靴: 관복에 신는 신)의 형체가 스쳤다.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지온은 곧장 자리를 피하고자 급히 몸을 돌렸다.
그런데 나무 뒤에 있던 관화의 주인이 어쩐 일인지 그녀를 따라 나오는 게 아닌가!
지온은 더욱 초조해졌다.
오늘은 그녀가 무슨 잘못을 저질러도 대장공주가 뒤를 봐줄 터지만, 지금 이 잘못만큼은 절대 저질러선 안 되는 잘못이었다. 외딴곳에서, 외간 사내를 만났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걸리기라도 하는 날에는, 누구도 자신을 구해줄 수 없을 터였다.
그러나 지온이 걷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뒤따르는 이의 속도 역시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지온은 제가 가진 향환을 더듬으며 마음의 준비를 했다.
‘만에 하나라도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으면, 차라리 내가 먼저 손을 쓰는 게 낫다.’
지온이 향환을 눌러 바스러뜨리려는 순간, 뒤따르던 이가 목소리를 냈다.
“그만 가시오, 나요!”
멈칫.
지온이 멍한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쉽게 볼 수 없는 표정의 그녀를 마주한지라, 루안의 얼굴에 어찌할 수 없는 미소가 떠올랐다.
지온을 쫓아 달릴 사람이, 루안 외에 또 누가 있겠는가?
한편, 태어나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던 분노를 느끼며, 지온이 으르렁거렸다.
“사람 놀라 죽는 꼴이 보고 싶었나 보죠?”
루안이 고개 숙여 사과했다.
“미안하오. 멀리서 보니 당신이 여기 있기에, 난 그저 찾아와 인사를 하고 싶었소.”
“인사도 시간과 장소를 봐가면서 해야죠!”
지온의 분노가 계속 이어졌다.
“궁에서 나간 뒤에 하면 안 됐던 거냐고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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