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화. 와병 중인 강왕비
강왕부의 대문 옆에 있는 행랑에서는 능양진인이 한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도무지 나와서 그녀를 맞는 이가 없었다. 그러다 능양진인은 간신히 얼굴이 눈에 익은 시녀를 만나, 급히 그녀를 붙들고 물었다.
“이보게, 왕비마마께선 어떠신가?”
시녀가 그녀를 살피다 물었다.
“조방궁의 진인이 아니신지요?”
능양진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 대답했다.
아무리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능양진인이라지만, 강왕부에 들어온 이상 얼굴을 아는 시녀에게조차 꼭 예의를 갖춰야 했다.
“왕비마마께선 아마 진인을 뵙기 어려우실 것입니다. 지금은 쉬고 계시지요.”
시녀의 대답에 능양진인이 물었다.
“빈도는 더 기다려도 괜찮네만……. 마마의 상심이 너무 크지는 않으신 것인지…….”
시녀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런 일은 저희 아랫것들이 드릴 말씀은 아니지요. 그럼 저는 주인을 모시러 가야 하여…….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진인.”
“아니…….”
다시 덩그러니 버려진 능양진인의 가슴에서 화가 부글부글 끓었지만, 풀 곳이 마땅치가 않았다.
그때 그녀 옆에 있던 제자가 분한 듯 입을 열었다.
“어쩜 시녀조차 이리 예의가 없을 수 있는 것입니까? 스승님, 저희는…….”
“닥치거라!”
능양진인이 꽥 소리를 질렀다.
“여기가 어딘 줄 알고 함부로 입을 놀려! 조용히 기다리거라!”
“네…….”
제자가 우물쭈물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이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능양진인은 다시 자리에 앉아 계속 기다렸다.
‘오늘이 안 되면, 내일 다시 올 것이야. 그럼 반드시 만나주는 날이 오겠지.’
그녀는 이미 너무 여러 번 우려내어 향이 모두 날아간 차를 다시 입으로 털어 넣었다.
그때 밖에서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왔다.
“조(曹)씨 가문의 부인께서 오셨습니다.”
능양진인의 눈이 반짝,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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