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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奇幻言情
分數不夠
385 Chs

108화. 도성을 나가는 요의

108화. 도성을 나가는 요의

야우가 안을 볼 수 없도록 한등은 죽자사자 붙들고 매달렸다.

야우는 몇 번이나 그를 밀쳐내려 해봤지만 한등이 도저히 떨어질 생각을 않자, 어쩔 수 없이 다른 방도를 궁리할 수밖에 없었다.

“알았다, 알았어! 이야기하지 않겠다면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사공자님이 대체 뭐하러 가신 건지는 내가 들어야겠다.”

한등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주인께서 하시는 일을, 우리가 언제부터 서로 함부로 물어봤다고 이러십니까? 아무리…… 께서 야우님을 보내셨다 해도 함부로 선을 넘으시면 안 되지요!”

혹시라도 서아가 들을세라, 한등은 ‘전하’라는 말을 뭉뚱그렸다.

그 말에 야우가 한숨을 푸욱 내쉬더니 문지방 털썩 주저앉았다.

“내가 너 딱 그리 이야기할 줄 알았다. 넌 내가 이 먼 도성까지 온 게 고작 공자님께 좋은 여인이나 찾아주려고 온 줄 알아? 야 임마, 내가…….”

그때 한등이 맹렬히 달려들어 야우를 밖으로 끌고 나왔다.

“어어어?! 너 왜 이래?!”

한등은 하고픈 말을 속으로 삼켰다.

‘왜 이래? 왜 이래?! 거기서 입을 그렇게 마구 놀렸다가 서아 누님이 듣기라도 하면 비밀이 새어나가니까 그렇지, 이 인간아!’

충분히 멀어진 것을 확인하고서야 손을 푼 한등이 한껏 목소리를 낮추고선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이 들을 수도 있다고요! 걱정도 안 됩니까!”

그 소리에 야우가 웃음을 지었다.

한등은 그의 웃음에 멍해지고 말았다. 야우가 말했다.

“숨겨둔 시녀가 외부인이 맞긴 맞단 소리네? 그러니까 우리 공자님께서 지금 밖에서 온 여자 손님을 만나고 계신단거지?”

“그렇든 아니든 무슨 상관입니까?”

“아니야.”

야우가 방긋방긋 미소를 지었다.

“난 그냥 우리 공자님께서 여자 손님을 만나고 계시는 것만 알면 됐다!”

적어도 사공자께서 그쪽 취향은 아니라는 것이 아닌가? 그럼 자신도 고향으로 돌아가 부인을 얻어 알콩달콩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단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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