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화. 도성을 나가는 요의
야우가 안을 볼 수 없도록 한등은 죽자사자 붙들고 매달렸다.
야우는 몇 번이나 그를 밀쳐내려 해봤지만 한등이 도저히 떨어질 생각을 않자, 어쩔 수 없이 다른 방도를 궁리할 수밖에 없었다.
“알았다, 알았어! 이야기하지 않겠다면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사공자님이 대체 뭐하러 가신 건지는 내가 들어야겠다.”
한등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주인께서 하시는 일을, 우리가 언제부터 서로 함부로 물어봤다고 이러십니까? 아무리…… 께서 야우님을 보내셨다 해도 함부로 선을 넘으시면 안 되지요!”
혹시라도 서아가 들을세라, 한등은 ‘전하’라는 말을 뭉뚱그렸다.
그 말에 야우가 한숨을 푸욱 내쉬더니 문지방 털썩 주저앉았다.
“내가 너 딱 그리 이야기할 줄 알았다. 넌 내가 이 먼 도성까지 온 게 고작 공자님께 좋은 여인이나 찾아주려고 온 줄 알아? 야 임마, 내가…….”
그때 한등이 맹렬히 달려들어 야우를 밖으로 끌고 나왔다.
“어어어?! 너 왜 이래?!”
한등은 하고픈 말을 속으로 삼켰다.
‘왜 이래? 왜 이래?! 거기서 입을 그렇게 마구 놀렸다가 서아 누님이 듣기라도 하면 비밀이 새어나가니까 그렇지, 이 인간아!’
충분히 멀어진 것을 확인하고서야 손을 푼 한등이 한껏 목소리를 낮추고선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이 들을 수도 있다고요! 걱정도 안 됩니까!”
그 소리에 야우가 웃음을 지었다.
한등은 그의 웃음에 멍해지고 말았다. 야우가 말했다.
“숨겨둔 시녀가 외부인이 맞긴 맞단 소리네? 그러니까 우리 공자님께서 지금 밖에서 온 여자 손님을 만나고 계신단거지?”
“그렇든 아니든 무슨 상관입니까?”
“아니야.”
야우가 방긋방긋 미소를 지었다.
“난 그냥 우리 공자님께서 여자 손님을 만나고 계시는 것만 알면 됐다!”
적어도 사공자께서 그쪽 취향은 아니라는 것이 아닌가? 그럼 자신도 고향으로 돌아가 부인을 얻어 알콩달콩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단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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