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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3화. 염 부인

1533화. 염 부인

소비는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금세 다시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남궁월에게 물었다.

“새언니, 욱이는 여전히 이 말밖에 못 하나요?”

그러고는 검지를 펼쳐 소욱의 입가 옆에 드러난 보조개를 가볍게 콕 찌르면서 속으로 투덜거렸다.

‘분명 욱이랑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새언니인데, 어째서 욱이는 아빠라는 단어부터 배운 걸까?’

소비는 그 말을 내뱉자마자 방 안 분위기가 좀 이상하게 바뀐 것을 감지했다.

말없이 서로의 얼굴을 본 남궁월과 작아의 입가에 기이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어서 작아가 참지 못하고 말을 꺼냈다.

“큰아가씨, 사실 어제 세손께서 또 단어 하나를 더 배우셨습니다.”

소혁이 출정나간 그날, 소욱이 아버지를 부르게 될 줄 알았다는 소식에 벽소당도 술렁거렸다. 하인들은 다들 어린 세손께서 총명하시다며 칭찬했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과 달리, 수일이 지난 뒤에도 소욱은 어머니라는 단어도, 다른 단어도 말하지 못했다.

어제저녁까지는 말이다.

소비가 눈썹을 세우고 무엇이냐고 물어보려는 그때, 갑자기 귀에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야오옹!

소비가 고개를 돌려보니, 털이 폭신폭신하게 난 소귤이의 귤색 머리통이 창가에 반쯤 나타났다.

소귤이는 소욱도 방에 있는 걸 보자마자 몸을 돌려 도망가려고 했다. 그러나 소비가 소귤이가 불러 세웠다.

“소귤아…….”

“야옹!”

두 목소리가 동시에 났다.

소비는 깜짝 놀랐다가 뭔가가 떠올라서 남궁월의 품속에 있는 조카를 내려다봤다. 마치 자기가 생각한 게 맞는지 확인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이때, 소욱이 소귤이를 향해 손에 들고 있는 국화를 흔들면서 앳된 말투로 다시 한번 외쳤다.

“야옹!”

소비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알고 보니 소욱이 배운 두 번째 단어가 바로 이것이었다.

소비가 잠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사이, 창가에서 머뭇거리던 소귤이가 휙 하고 몸을 돌려 재빨리 도망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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