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9화. 영양(詠陽) (2)
황제가 언짢은 심기를 곧바로 얼굴에 드러내자, 금란전 전체에 적막이 흘렀다.
달갑지 않은 일이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건 황제도 알고 있었다.
‘작은 일을 참지 못하면, 큰 계획을 망치는 법이지.’
황제는 이를 악물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진남왕부는 선황제 때부터 이심(二心)없이 조정에 충심을 바친 가문일세. 그들의 항명은 오해로 빚어진 일이며, 진인태가 가짜 성지를 전해 위세를 부린 행동에서 비롯됐음이 분명하네. 진인태는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렀고 그 죄는 죽어서도 속죄할 수 없지. 이에 짐은 즉시 남강으로 성지를 보내, 진남왕부에서 자체적으로 진인태를 처리하도록 명하고, 진남왕부에 은 만 냥과 비단 천 필을 하사할 것이네.”
황제는 마음이 괴로웠지만, 지금 대유가 안팎으로 압박을 받고 있으니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황제의 말을 들은 한능부는 단번에 얼굴이 굳은 채 수많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물론 대충 예상했던 결과였다. 그는 만약 황제가 남강을 달래겠다고 나온다면, 가장 처음으로 진인태가 황제에게 버려지리라 생각했었다.
짧은 적막이 흐른 후 문무백관들이 고개를 조아리고 읍하면서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영명하시옵니다, 폐하!”
이내 정동양이 목청을 가다듬고 이어서 말했다.
“폐하, 이번 일이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기는 하나, 진남왕부의 행실이 불경하여 오해가 더 커지게 된 건 사실이옵니다. 어질고 너그러우신 폐하께서 이전에 있던 악감정을 잊으신 만큼, 진남왕 부자 또한 폐하의 고심을 알고 ‘성의’를 보여야 할 줄로 아옵니다.”
다른 신하들도 다들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황제가 진남왕부에게 곤경에서 벗어날 기회를 마련해 주었으니, 진남왕 부자도 생각이 있다면 응당 이에 상응하는 답례를 해야 했다.
보기 드물게 조당 분위기가 잠시 부드러워졌다.
이때, 황제가 미간을 찌푸리고 신하들에게 다시 물었다.
“경들은 짐의 성지를 남강에 전할 사람으로 누가 적합하다고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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