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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6화. 쟁취 (2)

1166화. 쟁취 (2)

손형일이 천천히 눈을 깜빡이며 반응하려 할 때쯤, 뒤쪽에서 약간 초조한 듯한 부운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하야! 괜찮아?”

부운학의 목소리에 걱정이 서린 게 너무나 잘 느껴졌다. 아까까지 방긋 웃던 모습과는 너무나 달랐다.

순간 손형일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뭔가 좀 이상했다.

손형일은 약간 굳은 얼굴로 몸을 돌려 보았다. 한기하의 앞으로 간 부운학이 그녀의 오른손을 잡고 들어서 살펴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 부끄러워졌는지, 한기하의 얼굴 위에 은은한 홍조가 어렸다. 한기하는 그에게 잡힌 손을 빼내려고 하면서 말했다.

“학이 오라버니, 전 괜찮아요. 그냥 목두 끝에 나무 가시가 좀 튀어나와 살짝 찔린 것뿐이에요.”

부운학은 미간을 바짝 찌푸린 채 꼼짝 않고 그녀의 중지만 살펴 보았다. 진홍색 피가 꼭 눈을 자극하는 요염한 꽃처럼 그녀의 손가락 끝에 피어나 있었다.

그 피를 보니 부운학은 심장이 바짝 쪼그라들 정도로 긴장했다. 그는 불현듯 한기하가 랑마에게 붙잡혀 돌칼에 목이 눌렸던 그때가 떠올라 얼른 물었다.

“나무 가시가 손안에 들어가 박힌 거 아니야? 얼른 뽑아내지 않으면 고름이…….”

“오라버니.”

한기하가 살짝 웃으면서 부운학의 말을 끊었다. 그녀의 눈에는 짙은 웃음기가 담겨 있었다.

“저도 알아요.”

부운학은 멍해져서 느릿느릿 생각했다.

‘그래, 기하는 지금 임 노태야를 따르며 의술을 배우고 있잖아. 그런데 내가 이런 걸 알려 줘서 뭐 하겠어…….’

한기하는 부운학에게 잡힌 제 손을 빼낸 다음, 서슴없이 입가에 손끝을 가져다 대고 흘러나온 피를 빨았다.

선홍색 피가 분홍빛으로 윤기 나는 한기하의 입술에 살짝 묻자, 부운학은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한 듯 그녀의 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움직여 한기하의 입술에 묻은 피를 닦아 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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