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화. 다들 멍청하지 않아
찬진은 넋을 놓고 있는 정구를 잡아끌며 말했다.
“묵형은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야. 묵형을 데려가려는 마음을 품은 사람은 절대로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고. 네가 무슨 생각이 있었던 거면 일찌감치 포기해.”
어색함을 감추려는 듯이 정구가 하하 웃더니 이렇게 말했다.
“생각이 있다면 그건 너겠지.”
“난 묵형을 좋아해.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난 어울리지 않아. 평생 이 목숨을 그분께 바치기로 한 거로 난 만족해.”
찬진은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
묵자는 이 말은 듣지 못하고 마침 모퉁이를 돌아나갔다. 게다가 두록이 실종된 것 때문에 묵자의 마음은 타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묵자는 오연걸이 두록에게 마수를 뻗을 것을 예상했었다면 반드시 두록을 숨겼어야 했다고 자책하고 있었다.
금은에게 도대체 얼마만큼의 힘이 있는지 묵자는 사실 조금도 알지 못하고 있었기에 사실 이렇게 느긋하게 경계심을 풀면 안 되는 것이었다. 금은 자신의 문제도 묵자와 비교해서 적지 않으니, 묵자는 당연히 그를 탓하기도 난처했다.
비록 묵자가 오연걸이 두록을 어찌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하지만, 대구국의 다른 사람들 역시 극단적인 방법을 쓰지 않을 거라고 보장하기 어려웠다. 그저 두록은 아마도 당분간은 생명의 위험은 없을 것이라 말하겠지만 묵자가 타협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묵자는 곧바로 대구 역관으로 가서 사람을 내놓으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오연걸이 몰래 상도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황제께서는 비록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 역시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묵자가 이렇게 나온다면 묵자가 재수 없기만을 바라는 대주국 쪽 사람들은 옳다거니 묵자를 반역죄로 옭아맬 것이고, 대구에서 이때를 틈타 묵자를 궁지로 몰아넣으면 오연걸은 앉은 자리에서 고스란히 덕을 보게 될 것이다. 지금 유일한 방법은 우선 원징에게 찾아가 상의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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