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화. 누가 허리를 굽혔나
연 공공은 묵자의 거들먹거리지 않는 섬세한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분명 사람의 됨됨이도 좋고 일처리도 잘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속으로 ‘어쩐지 류녕의 선을 통과했더라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궁 안에서 인생의 절반을 보냈고, 연륜이 있어서 세상 물정에 밝은지라 사람을 잘 간파했다. 방금 그는 일부러 그렇게 듣기 거북한 말을 한 것이었다.
노동자들의 불만스러운 얼굴을 보았지만, 그는 다른 사람은 보지 않고 오로지 묵 총무의 얼굴만을 살폈다. 나이도 많지 않은데 성격이 침착하기 이를 데가 없고 말솜씨도 재치가 있었다.
그도 속으로는 묵자가 잘 보이려고 그런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비난을 들으면서도 거슬리지 않고 편하게 조금의 과장도 없이, 아첨하지 않고 말했다. 마치 자신과 여러 해 동안 알고 지낸 오랜 친구 같아 연 공공은 진심으로 웃음이 나왔다.
‘이거 보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딱 알잖는가.’
만약 앞에 나설 처지도 안 되는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억지로 허세를 부리면서 얼른 이 거래를 낚아채고 다시 얘기하자고 하지, 어디 계약이 성사되기도 전에 자신의 단점을 폭로하겠는가.
배 받을 날짜가 다 되어 문제가 드러나면 은자를 배상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가게 문 닫는 정도면 가벼운 것이었다. 심하면 반역죄로 걸려들어 머리를 지킬 수 없을 수도 있었다.
“묵 총무, 말해도 괜찮습니다.”
연 공공은 오늘 기분이 아주 좋았다.
“방금 공공께서 말씀하시기를 배는 다 맞춤 제작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선박 설계도나 모형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묵자가 본 적도 없는 대주국 궁궐 배를 어떻게 만들겠는가?
연 공공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묵 총무가 묻지 않으셔도 잠시 후에 선박 설계도를 드리려고 했었습니다. 그대로 똑같이 만들어 주시면 됩니다.”
묵자가 알겠다고 말하며 생각했다.
‘머리를 쓸 일이 줄었군.’
묵자가 또 질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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