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화. 배에 관해 묻다
구수운은 두 손을 늘어뜨리고 얼굴도 들지 않고 고개를 살짝 아래로 숙인 묵자를 바라보았다. 상대를 쳐다보지도 않으며 말하는 태도는 무척 공손해 보였다. 그러나 한 글자 한 글자 귀를 스치고 나가는 것이 마치 높은 지대에서 쏟아지는 폭포처럼 와르르 가슴으로 스미면서 사정없이 뼈를 때렸다.
소영은 구수운을 처로 맞이하기 전에는 비록 자신의 둘째 형님처럼 이렇게 남성우월주의는 없었지만, 여인의 재능을 대장부와 비견할 수 있다고 여겼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여인들의 재능은 어쩌면 즐거울 수도 있고 감상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여인들이란 그저 졸졸 흐르는 실개천일 뿐, 큰 강과 하천에 의지해서 살아가야 하는 운명이었다.
구수운이기에 소영은 자신의 정천각을 공개했다. 구수운이기에 소영은 오랫동안 감춰왔던 비밀을 이야기해주었다. 구수운이었기에 묵자처럼 스스럼없이 직언하는 시녀를 보아도 불쾌해하거나 마음 상하지 않고 오히려 묘하게 흥미진진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알고 보니 여인도 이렇게 근사하고 멋졌다니! 여인들은 풀이나 꽃이 아닌 튼튼하고 자주적으로 하늘을 향해 뻗어있던 나무였던 것이다!
“둘째 형님, 그 남성우월주의는 여기서는 들먹이지 마십시오.”
헤헤 웃는 소영은 마치 싸움을 원만하게 중재하려는 것 같았지만, 확고하게 자기 부인 편을 들고 있었다.
“여장부들을 화나게 해봤자 손해 보는 것은 형님 뱃가죽입니다.”
소유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획 고개를 돌려 자기 동생을 노려보았다. 마치 앞에 있는 사람이 너무나 낯설게만 느껴졌다. 언제 소영이 이렇게 대놓고 여인들 편을 드는 것을 본 적이 있었던가? 기회를 엿보다가 아우에게 솔직하게 제수씨의 화려한 과거에 대해 알게 해줘야 하는 건가? 게다가 제수씨의 저 득의양양한 시녀는 몰래 배로 위험인물을 밀항시켰고, 오히려 그 낡아빠진 배에서 자신을 물에 던져넣겠다고 아우성쳤던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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