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화. 성장
사람들 눈에 안 띄는 구석까지 달려온 진이는 눈물을 닦아 내고 임유에게 물었다.
“유아야, 어땠어? 자연스러웠어?”
임유가 고개를 끄떡였다.
“아주 자연스러웠어.”
진이가 한숨을 돌리며 말했다.
“조금 전에는 너무 긴장해서 제대로 못 해낼 줄 알았어.”
“연기도 아니잖아.”
임유는 친구를 격려했다.
“네가 실제로 겪은 일이야. 있는 그대로의 심정을 드러내면 충분해.”
“응.”
진이는 임유의 손을 잡았다.
“유아야, 우리 집 밖에서 기다려 줄 수 있어? 반드시 정혼을 없던 걸로 할 거지만, 혹시 실패하면 난 차라리…….”
임유가 말을 가로막았다.
“바보 같은 짓은 하면 안 돼.”
진이가 처연하게 웃었다.
“그렇게 되면 난 회안백부 대소저의 신분을 버릴 거야! 혹시 집에서 도망치게 되면 네가 날 며칠만 숨겨 줘. 난 글도 알고, 바느질도 할 줄 알고, 팔 만한 장신구나 귀중품도 조금 있으니 어떻게든 살길이 있을 거야.”
여자 혼자라면 생존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임유 같은 친구가 있었다.
친구가 있기에 목숨을 걸고 수렁에서 벗어날 용기가 난 것이다.
“알았어. 밖에서 기다릴게.”
임유는 잠시 뜸을 들인 다음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기다릴게!”
전생에 온부에서 도망쳤을 때, 그녀도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와 자신을 수렁에서 빠져나가게 해 주기를 빌었다.
하지만 동아줄 같은 건 없었다. 이제 그녀가 그 동아줄이 된 셈이었다.
회안백부는 모든 게 정상인 것처럼 보였다. 심지어 평소보다도 조용했다. 회안백의 후처가 자기 소생의 아들과 딸을 데리고 장원 행차를 구경하러 갔기 때문이다.
진이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얼굴을 가린 채 울며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아버지, 아버지…….”
회안백은 반듯한 외모의 중년 남성이었다. 진이가 뛰어 들어왔을 때 그는 집사와 이야기하던 중이었다.
“아버지…….”
진이가 회안백에게 달려와 그의 팔을 부여잡고 울었다.
在webnovel.com支援您喜歡的作者與譯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