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화. 시합
조언옥을 향해 벌써 달려간 관랑은 조언옥의 어깨를 툭 치고는 희색이 만연한 얼굴로 뭐라 말했다. 그러자 조언옥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제완을 쳐다보며 입가에 어렴풋한 미소를 지었다.
“사매, 우리 응원하러 와줘서 고마워요.”
이제껏 미소를 짓고 있던 제완은 이 말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얼굴이 굳었고, 미간을 미세하게 찌푸렸다.
‘누가 누굴 응원하러 와? 조언옥,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우리 제가랑 일절 관계없다고 분명하게 선 긋던 거 아니었어? 근데 왜 하필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굳이 사매라고 부르는 거냐고!’
낯빛이 바뀐 건 제완뿐만이 아니었다. 그 주변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경악한 얼굴로 제완과 조언옥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사매? 제완이 조언옥의 사매라고?
조언옥은 다른 사람들이 매우 놀란 줄을 전혀 모른 채, 관랑과 함께 시합 때 사용할 활을 선택하기 위해 저 멀리 걸어갔다.
제완의 주변은 일순 기괴한 적막에 휩싸였다.
그렇게 모두가 침묵하던 도중, 누군가가 모기와도 같은 목소리로 질문했다.
“완 낭자, 조 공자도 낭자의 사형이에요?”
고개를 돌리자 못 믿겠다는 듯한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류당이 있었고, 그녀를 본 제완은 온몸이 무력해지는 듯했다.
“뭐 그리 대단한 게 있는 것도 아니었네. 조언옥이라는 사형이 떡하니 있으니 어떻게 다른 사내가 눈에 들어오겠어? 우리 오라버니도 억울할 거 하나 없네!”
오영은 질투와 증오가 섞인 눈으로 제완을 쳐다보며 냉소하듯 말했다.
“그러니깐 말이에요. 완 낭자 같은 이런 사매가 있으니, 조 공자도 오 낭자를 전혀 눈에 차지 않아 하는 거였네요.”
사숙정이 말했다. 그녀는 조언옥을 연모했으나, 자기의 신분이 그에게는 턱도 없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이런 말을 하는 건 제완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오영이 바라는 일이 이뤄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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