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2화. 교활한 사릉고홍 (2)
사릉무사가 촘촘한 속눈썹을 깜빡거렸다. 사릉고홍과 비슷하지만 어딘가 다른 그 눈동자는 마치 이완추의 혼백 깊숙한 곳까지 꿰뚫어 보는 듯했다. 사릉무사가 순수하고 무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다 봤지!”
“보, 보긴 뭘 봐?”
자기도 모르게 멍해졌던 이완추는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릉무사가 두 눈을 초승달처럼 가늘게 뜨며 진지하게 말했다.
“발톱을 드러내던 네 모습을 봤단 말이야.”
말을 마친 꼬마는 눈을 부릅뜬 채 입을 쩍 벌리고 귀신처럼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양손을 갈퀴 모양으로 만들었다. 여인이라면 누구나 참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게 꺄아 소리를 지르며 두 팔을 벌려 품에 안고 싶어질 만큼 귀여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본 이완추의 안색은 새파래졌다. 사릉무사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놀라움과 분노가 교차했다.
사릉무사가 요괴 같은 눈을 번쩍이며 다시 말했다.
“내가 들었단 말이야…….”
이번에는 이완추도 바보 같은 말실수를 하지 않았다. 사릉무사는 그녀에게 대답할 기회를 주지 않고 스스로 말을 끝마쳤다.
“네가 질투로 가득 차서 우리 어머니를 향해 분노를 터뜨리는 걸 들었다고.”
“전 그러지 않았어요.”
이완추의 미소가 딱딱하게 굳었다.
한때 황고천존이었던 그녀는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이 살아왔다. 또한 현재는 유리비경의 도도한 아가씨로서 아버지의 총애와 가문의 존중을 받으며 단 한 번도 모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속으로 계략을 꾸미는 것도, 겉으로 그 계략을 이루는 것도 아직 모두 서툴렀다.
그러니 바보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그녀의 미소를 보고 그 미소가 얼마나 부자연스러운지를 알아챘을 것이다.
“안 그랬다고?”
사릉무사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사릉고홍과 당염원의 곁으로 다가가 고개를 들고 사릉고홍을 올려다보며 무심한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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