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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奇幻言情
分數不夠
756 Chs

555화. 당염원의 과거 (5)

555화. 당염원의 과거 (5)

“거짓말쟁이, 모두 거짓말쟁이야. 같이 살아남자고 하더니, 전부 거짓말이었어.”

당염원이 작게 중얼거리며 여자아이의 속마음을 모두 입 밖으로 꺼냈다.

그녀의 곁에 서 있던 사릉고홍이 그 목소리를 듣고 당염원을 바라보았다. 그윽한 그의 눈동자에 파도가 넘실거렸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이 자신의 혼백을 꽉 쥔 것처럼 숨이 막히고 가슴이 저리며 심장이 욱신욱신 쑤시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당염원은 그를 보지 못했다. 사릉고홍이 그녀의 뒤로 다가와 그녀를 온몸으로 안았다. 그는 그녀의 둥근 어깨 위에 턱을 얹고 포옹했다. 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쌍둥이처럼 친밀해 보였다.

땅바닥에 앉아 침묵하고 있는 여자아이의 모습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줄곧 고요했다. 그 무엇도 아이의 마음을 뒤흔들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 눈빛을 본 왕명과 진건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왕명은 여자아이와 이우를 향해 입을 다물라는 의미의 손동작을 했다. 진건은 두 사람을 노려보며 손으로 목을 자르는 시늉을 했다.

말을 듣지 않는다면 너희의 목숨을 지킬 수 없을 거라는 뜻이었다.

이우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는 깜짝 놀란 나머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지만, 다행히 물기가 부족해 아픈 목구멍에서는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목구멍의 통증이 그녀에게 먼저 위기를 일깨워 준 셈이었다. 그녀는 즉시 자신의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왕명과 진건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왕명과 진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왕명은 이우를 매섭게 노려본 다음 바로 한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갔다. 그리고 커다란 돌을 손에 쥐었다. 그의 행동은 아주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몹시 긴장한 듯 눈빛에서는 연신 파도가 일렁였다. 깊게 잠든 웅 형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는 그의 표정은 계속해서 변했다. 돌을 쥔 손 역시 하얗게 질려 있었다.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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