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화. 다정한 부부 (2)
고소발은 임중기를 비웃으면서도, 임중기의 현재 상황이 자신에게 준 가르침을 부정하지 않았다. 고소발은 본래 하려던 말을 목구멍 아래로 꾹 삼키고 오래 고심했다. 그리고 한참 뒤에야 당염원과 사릉고홍에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사릉 공자, 사릉 부인. 두 분께서 운상방에서 그린 미인도에 대해 불만이 많으시다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저희도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 다만 몰라서 저지른 잘못은 죄가 될 수 없다고들 하지 않습니까? 두 분의 미인도는 본래 운상방의 총방주(總坊主)를 위해 그려진 것인데, 우리 분방들이 모방을 하는 바람에…….”
당염원의 눈동자에 파란이 일었다. 그녀가 사릉고홍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또 이야기를 꾸며내고 있어요.”
고소발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어색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이어 가려던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가 하려고 준비했던 말은 여전히 ‘오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임중기의 결말을 보고 난 후 진실 반에 거짓 반을 섞어 듣기 좋게 변형했다. 하지만 당염원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할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 지나치도록 맑은 눈동자는 모든 진실을 꿰뚫어 보았다. 그래서 그에게 반박하거나 농을 던질 여유도 남겨 주지 않았다.
사릉고홍은 난감한 표정의 고소발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당염원을 향해 미소 지었다.
“원이의 생각은 어떠하오?”
당염원이 말했다.
“그들이 알고 한 짓이든 모르고 한 짓이든 고홍의 그림을 그렸으니 죽어 마땅해요. 내가 이미 그들 분방의 거점 세 개를 파괴했으니, 그들도 내가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하겠죠. 나는 그들이 죽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들은 내가 죽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누가 먼저 죽을지를 확인할 수밖에 없잖아요.”
“사릉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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