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화. 사릉고홍의 폭발 (3)
“염원.”
그때 따뜻하고 듣기 좋은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같은 사내인 백리통까지도 남몰래 탄식하게 만드는 목소리였다. 사람의 형상은 보이지 않았지만 소리만 듣고도 그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이미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그들에게 다가온 사람은 구중천 구천(九天)의 소야인 임군사였다.
동승성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그는 동승성을 덮고 있던 덩굴이 사라지는 것을 발견하자마자 이곳으로 달려왔다.
동승성의 참상을 발견한 임군사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성안에 있던 마인을 동정해서가 아니라, 그 광경을 통해서 지금 당염원의 기분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를 알아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친 데는 없나요?”
당염원의 곁으로 다가온 임군사가 그녀를 붙잡으려 손을 뻗었다.
당염원은 날렵하게 몸을 피해 그의 손길을 피했다. 그리고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힐끔 쳐다보며 경고와 불쾌함을 표시했다.
그녀는 낯선 사람이 자신을 만지는 걸 싫어했다. 수람처럼 당염원과 가까운 사람이더라도 그녀에게 손을 댈 수 있는 경우는 극도로 적었다.
임군사가 자연스럽게 손을 거두고 순수한 눈빛으로 그녀의 몸을 살폈다. 그 눈빛은 아주 깨끗해서 그녀를 더럽히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았다. 당염원의 눈빛은 그제야 평소로 돌아왔다.
“다치지 않았으면 됐어요.”
그녀를 위아래로 훑던 임군사의 시선은 당염원의 치맛자락 아래로 보이는 맨발에서 일 초간 멈추었다. 그러나 곧 다시 백리통에게로 향했다.
그는 당염원에게 그녀가 신을 신지 않았다는 사실을 일러 주었다. 그러나 당염원은 어리숙한 표정을 지을 뿐 말을 듣지 않았다.
긴 치마를 입고 있었지만 걸어 다닐 때면 때때로 맨발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임군사가 나타난 후부터 조용히 그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던 백리통이 눈을 가늘게 떴다. 과연, 구천의 소야가 당염원에게 마음을 둔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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