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8화. 평생 헤어지지 않고 생사고락을 함께하다 (3)
축염과 설혹이 동시에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내 말 듣고 있느냐?”
두 짐승은 자신들이 똑같은 말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동시에 고개를 돌려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다시 동시에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머쓱한 표정으로 다시 자기 앞에 있는 홍려와 백려를 쳐다보았다.
홍려와 백려는 한동안 이 물음에 대답하지 못했다. 그들은 정말이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진실을 말한다면 족장들이 불쾌해할 게 분명했다.
“바보 같은 모자에 망할 방울? 저속한 모란꽃이라고?”
그때 한 여인의 담담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사법전 안에 있는 사람 중에 여인은 오직 한 명뿐이었다. 그러니 이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지는 더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 질문을 할 때 당염원의 진지한 시선은 앞에 있는 축염과 설혹을 똑바로 향하고 있었다.
축염과 설혹이 그녀와 눈빛을 마주했다. 그리고 이 질문이 자신들 두 요수를 향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세상을 너무 오래 산 두 요수는 그녀의 말투와 표정에서 순식간에 답안을 찾았다. 그러나 계속해서 침묵을 지켰다.
두 요수의 대답을 듣지 못하자 당염원이 곧 고개를 돌려 사릉고홍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요?”
사릉고홍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위로가 담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소. 원이가 고른 물건들은 다 아주 예뻐.”
이렇게 말하며 그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당염원의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러자 당염원은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그녀가 앞을 보지 못하고 있는 사이 사릉고홍의 눈빛이 맞은편에 있는 축염과 설혹에게로 가닿았다. 어렴풋한 푸른 빛을 띤 눈동자에는 당염원을 바라보고 있을 때의 부드러움은 전혀 실려 있지 않았다. 대신 푸른 서리처럼 싸늘했다. 어렴풋이 이를 알아챈 커다란 여우와 커다란 뱀은 입을 꾹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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