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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화. 장례

570화. 장례

훤친왕세자는 심모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아파서 힘이 없는 와중에 심모는 그의 손에서 그녀의 수중으로 전해지는 따뜻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따스함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

심모는 가쁘게 숨을 내쉬었다. 입 안에 수건을 물고 있었기 때문에 말은 할 수 없었지만 맑고 깨끗한 두 눈동자는 괜찮다고 분명하게 훤친왕세자를 위로하고 있었다.

배 속에 있는 이 아이뿐만 아니라 나중에 더 많은 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속에 두려움이 덜했다. 심모는 이곳에 오게 된 초앙이 동제 척왕부까지 달려가 척왕세자를 죽인 이유가 화살을 맞게 될 그녀의 운명을 바꾸길 바라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운명으로 정해진 일이 어찌 그렇게 쉽게 바뀌겠는가.

초앙이 미래에 대한 말을 내뱉기만 해도 천둥 번개가 치는데.

화살을 쏜 사람은 동제 척왕세자가 분명했다.

만약 짐작이 틀리지 않는다면 상산왕부 큰공자일 것이다. 동제 척왕의 아들이 죽게 되자 사생아인 상산왕부 큰공자가 자연스럽게 척왕세자가 된 것이리라.

동제 척왕은 그의 신분을 알리지 않고 그에게 척왕세자의 모습으로 변장을 하게만 하였는데 일을 편리하게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척왕은 변장한 그를 그의 아들이라고 인정하고 애초에 죽은 세자는 호위무사가 변장한 가짜라고 했다. 의심하는 사람도 없었지만, 설령 의심한다 한들 또 어떠한가?

이 일은 전부 척왕 본인의 일이었다. 그가 아들을 하나 입양해 나중에 척왕부를 물려준다고 한들 누가 계승을 못 하게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상산왕부 큰공자인 배무는 달랐다. 지금까지 그는 영 나라 사람이었고 낳아준 은혜보다 키워준 은혜가 큰 법이었다. 상산왕이 이렇게 오랫동안 키워줬는데 그가 척왕이 되어 척왕부를 이어받고 나중에 상산왕과 전쟁터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창검을 겨누고 싸울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일단 그의 신분이 폭로되면 상산왕비와 귀순한 외조부인 연 노장군은 살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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