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5화. 가치
진제가 말을 마치자 황궁의 어딘가에서 펑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여름 심하게 내려치는 천둥소리 같은 소리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진제가 태도를 확실히 하자 서진 황제와 서진 황후는 심모를 잡아다 실컷 패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폭탄의 위력에 대해선 변경에서 보내온 전보에 정확히 쓰여 있었기 때문에 감히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서진 황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어서 수갑을 풀어다 가져다주거라!”
심모는 그제야 홀가분해질 수 있었다.
이전에 진제에게 약용 진흙을 만들 수 있는 약방문을 주면서 반성품으로 만들어 보내라고 했기 때문에 심모가 다시 마무리 작업을 해야 완성이 되는 상황이었다.
약용 진흙을 만드는 방법을 전부 써주지 않은 이유는 호위무사인 진제 무리가 약용 진흙을 만들지 못할 테니 의원을 찾아갈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약용 진흙을 만드는 방법을 반만 알면 비밀이 샐 리가 없었고 호위무사들도 의원들을 죽여 입막음을 할 필요가 없었다.
보내온 약용 진흙이 어의들의 검사를 통해 문제가 없다는 게 확인되고 나서 심모는 약용 진흙을 마저 제조하여 두 시진 후 서진 황후의 얼굴과 몸에 바르고 천으로 싸맸다.
그 후…… 심모는 또다시 수갑에 채워지고 말았다.
서진 태자가 웃으며 말했다.
“훤친왕부가 수갑을 원하다면야 주면 되는 거고. 내가 수갑을 다시 채우는 데 방해될 건 없단 말이지.”
심모가 이를 갈며 웃어 보였다.
“보아하니 태자 전하께선 현철이 참 많으신 모양입니다.”
“많지는 않고, 딱 수갑 두 개를 만들기에 알맞은 양은 있었지.”
그러자 웃음기 넘치는 아름답고 눈부신 눈으로 심모가 말했다.
“전하께선 나중에 제 손에 잡히셔서 제가 이랬다저랬다 하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분을 맛보게 되실 날이 있을 거란 생각은 안 해보셨나 봅니다?”
서진 태자가 웃었다. 준수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지만 두 눈은 교활하고 의심이 많아 보였다. 이런 사람이 사실 제일 무서운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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