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화. 충당하다
“괜찮으시겠죠?”
고 측비가 심모가 한 말을 반복했다.
“이게 부탁하는 사람의 태도인가?”
그림 열 점과 은자 만 냥을 그림 한 점과 바꾸는 게 많아 보이는 것 같아도 고 측비가 보기엔 조금도 많지 않았다! 거지에게 적선하는 것이라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재산이 차고 넘치는 훤친왕부한테 이 정도 물건은 초원유에게 겨우 1할의 혼수를 더 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을 뿐이었다.
요구한 혼수도 채워주지 않았으면서 물건 교환을 원하다니, 이 고 측비가 그런 것에 혹할 정도로 그렇게 궁한 줄 아나? 설령 찐빵 쪄 먹을 돈이 없다 해도 교환하지 않을 거다!
심모의 안색이 살짝 굳어지자 자소가 말했다.
“저희 세자비마마께서 지금까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본 적이 없으셔서 말실수가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자 고 측비의 계집종이 말했다.
“측비마마와 세자비마마께서 말씀하시는데 어딜 일개 계집종이 끼어들어?”
순간 낯빛이 어두워진 자소는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하고 볼을 볼록하게 내민 채 심모를 바라보았다.
주인과 종, 둘 다 한 방 먹게 되자 고 측비와 고 측비의 계집종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심모는 마치 고 측비 때문에 화난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려는 것처럼 두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고 한참 후에 눈을 뜬 심모는 웃는 얼굴을 하고 말했다.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그 그림을 찾아올 수 있게 도와주시겠습니까?”
고 측비는 자리에 앉은 채 손수건으로 손등을 닦는 동작을 취했는데 그 자세는 제법 안주인이 며느리의 기강을 잡는 모습같이 보였다.
심모는 그렇게 가만히 서서 기다렸다.
안 그래도 하루 종일 힘이 들었는데 정말 너무 피곤했다.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고 측비가 거드름을 피우며 자비를 베풀어주겠다는 태도로 말했다.
“먼저 일전에 내가 요구한 혼수 3할을 충당해준 다음 다시 얘기하도록 하지.”
순간 심모의 얼굴이 차갑게 변했다.
“측비마마, 너무 터무니없는 요구는 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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