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화. 태기
어제 초야도 치르지 않았기에 임시어도 소군왕이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이런 말까지 하니 그녀도 분한 마음이 들어 반 정도 먹은 죽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임시어는 원래 들고 온 물건도 얼마 없었던지라 자기 보따리를 챙겨 왕부를 떠나려고 했다.
소군왕은 머리를 박고 싶을 정도로 후회했다. 방금 그 말은 확실히 상처가 되는 말이었다. 그는 너무 놀랐지만 매우 기쁘기도 했다. 단지 평소 온화하고 우아하게 살아온 그는 평소에 얘기할 사람도 적었던 데다 말수도 많지 않아서 어떻게 해명을 해야 할지 몰랐다.
결국 총관의 도움을 받아 떠나려는 군왕비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
소군왕은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이렇게 훤친왕비에게 따지려고 찾아온 것이었다. 그런데 훤친왕비를 아직 만나지도 않았는데 초앙이 찬물을 철철 들이붓는 통에 많이 냉정을 되찾은 상태였다.
그런데 하필이면 초앙은 일이 시끌벅적해지는 쪽으로 붙는 사람이었고 구경거리가 커지는 걸 개의치 않는 사람이었기에 소군왕을 앞으로 밀려 말했다.
“확실히 어마마마께 제대로 따지셔야 할 일이에요. 외삼촌께서 임 아가씨와 혼인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 아시면서도 임안후부와 짜고 외삼촌을 속이고 임 아가씨를 소왕부로 집어넣으셨으니까요. 만약 저를 이렇게 기만하셨다면 전 휴서를 써주고 임 아가씨에게 아무 데나 찌그러져 있으라고 했을 거예요. 절대 안 참을 겁니다!”
얼굴이 온통 빨개진 소군왕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밀어도 꿈적을 안 하자 초앙이 소군왕에게 말했다.
“왜 안 가십니까?”
“할 일이 생각나서 난 이만 가보겠다.”
소군왕이 말을 하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떠나려 하자 초앙이 그를 막으며 말했다.
“어마마마를 뵈러 오셨다면서요, 그냥 가시게요?”
“……다음에 다시 와서 인사드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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