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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화. 구경거리 (4)

383화. 구경거리 (4)

외실을 향해 웃어 보인 초앙의 얼굴엔 여전히 무해한 표정이 걸려 있었다.

“안목이 좋으세요, 전 정말 좋은 사람이거든요. 왕부로 돌아와 첩으로 사는 게 바깥에서 명분도 없는 외실로 사는 것보다 훨씬 좋지 않습니까? 전 그냥 넷째 나리께서 곤장 몇 대 맞으시면 속이 후련할 거 같았거든요. 어차피 이 곤장은 언젠가는 맞아야 했던 거 아닙니까? 그렇지요?”

외실이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해준 덕분에 초앙은 그녀에게만큼은 인내심을 좀 더 발휘해줄 수 있었다.

초앙이 한 말에 외실은 할 말이 없었다.

사생아보다는 서자가 더 듣기 좋은 건 사실이었다. 나중에 아이들이 가정을 꾸릴 때도 훤친왕부 덕을 볼 수도 있을 테고 말이다.

설령 넷째 나리가 그녀와 아이들을 예뻐한다고 해도 넷째 부인 감시 아래 가산을 얼마나 물려줄 수 있겠는가.

왕부로 들어오게 되면 그 작은 집에서 매일 넷째 나리가 오기만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그녀와 넷째 나리 둘 사이엔 오랫동안 함께 지낸 정이 있었다. 넷째 나리가 우여곡절 끝에 그녀를 노비 매매업자 손에서 구해낸 것만 봐도 그녀에게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녀는 출신이 비천한 계집종이었고 노왕비는 그녀를 넷째 나리의 정실부인으로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엔 그녀와 넷째 나리는 연분이 닿지 않았던 거였다.

넷째 나리와 넷째 부인을 포함한 몇몇 사람들이 초앙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노왕비가 탁자를 내려치면서 말했다.

“기어이 훤친왕부가 난장판이 되는 꼴을 보려는 것이냐?”

이 일을 들춰냈다고 초앙을 탓하는 거였다.

초앙은 냉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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