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novel

369화. 병풍

369화. 병풍

심모는 훤친왕이 받지 않겠다는데 굳이 돌려줄 만큼 어리석지 않았다.

만약 자신이 준비한 사죄 선물이 결국 전부 심모 차지가 되었다는 걸 고 측비가 알게 된다면 반드시 노발대발할 난리를 칠 것이다.

심모는 바로 그런 효과를 노리고 있었다.

염낭을 초원유한테 언제 받아올지도 몰랐고 훤친왕도 공무가 바빠 보여 심모는 이만 몸을 굽혀 인사하고 물러 나왔다.

오던 길을 되돌아가던 심모는 막 중문을 지났을 때 초원유를 마주쳤다.

멀리서도 초원유의 눈빛이 좋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었으나 거리가 가까워지자 아까 본 게 마치 착각처럼 느껴졌다.

살랑살랑 걸어오던 초원유가 심모를 보고 웃으며 말했기 때문이다.

“두 번씩이나 중문에서 새언니를 마주치다니 이런 우연이 있나요? 부왕께서 저한테 염낭을 달라고 하시던데 설마 새언니께서 부탁하신 건 아니시죠?”

심모가 고개를 끄덕이려는데 초원유가 염낭을 꺼내 보여주면서 뾰로통하게 말했다.

“염낭을 가지고 싶으셨으면 왜 진작 말씀해주지 않으셨어요. 어쩌나요, 이젠 늦어버렸는데. 염낭을 어떻게 만든 건지 궁금해서 제가 잘라봤거든요…….”

염낭을 본 심모는 그 자리에서 얼굴이 시퍼렇게 질리고 말았다.

염낭은 잘려나갔을 뿐 아니라 거의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이건 훤친왕이 염낭을 달라고 한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저지른 일이 분명했다. 망가뜨리는 한이 있어도 심모에게는 주지 않겠다는 수작이었다.

초원유가 말로는 왜 진작에 달라고 하지 않았냐며 듣기 좋게 말했지만 정말 심모가 달라고 했다면 주긴 했겠는가?

염낭이 망가진 지금, 무슨 말을 해도 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안색이 시퍼렇게 질린 심모를 보고 씨익, 입꼬리를 위로 끌어올리던 초원유가 곧 입을 오므리며 심모가 화낼까 두렵다는 듯 물었다.

鎖定章節

在webnovel.com支援您喜歡的作者與譯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