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화. 놀란 마음
라이터 뚜껑을 닫은 심모는 훤친왕세자가 퍽 마음에 들어하는 표정을 짓는 걸 보고 라이터를 그에게 던져주었다.
“예전에 사촌 오빠한테 줬던 생일 선물인데요, 서방님 드릴 테니 쓰세요.”
라이터를 받아든 훤친왕세자가 심모를 바라보며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네가 만든 것이냐?”
만약 심모가 만들 수 있는 거면 새것을 가지고 싶었다. 마음에 들긴 했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 그것도 그녀의 사촌 오라버니가 썼다는 게 좀 께름칙했으므로.
“…….”
이봐요, 날 너무 대단하게 봤어. 나한테 그럴 만한 재능은 없다고!
“산 거예요.”
“……넌 안 가지고 있어도 되는 거냐?”
훤친왕세자가 묻자 심모가 웃으며 말했다.
“전 사용할 데도 없는데요 뭘.”
책을 태울 것도 아니고 약재를 태울 것도 아닌데 라이터를 가지고 있어 봤자 뭐하겠는가.
설령 뭔갈 태울 일이 있다고 해도 분부만 내리면 반하와 자소가 양이 얼마가 됐든 전부 대신 태워줄 텐데 무슨 걱정인가.
라이터를 가지고 놀던 훤친왕세자는 염낭 안에 물건이 하나 더 들어있었던 게 생각이나 물었다.
“빨간색 물건이 하나 더 있던데 그건 뭐지?”
그가 말하는 게 뭔지 알고 있던 심모가 물었다.
“그것도 가지고 싶으세요?”
훤친왕세자가 아무 말 하지 않는 걸 보니 묵인한 거 같았다.
심모의 입가에 웃음기가 서렸다. 약방에 다녀온 심모는 블록을 훤친왕세자의 손에 쥐여주며 시원스럽게 말했다.
“이건 블록이라는 건데요, 세 살짜리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에요. 방에 가져가서 놀고 계세요. 전 이만 진주 연고를 만들어야 하거든요.”
“…….”
입꼬리를 파르르 떠는 훤친왕세자의 눈가에 순간 위험한 눈빛이 스쳤다.
“지금 세 살짜리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라고 나한테 준 것이야?”
“좋다면서요?”
심모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내가 좋아하는 건 아주 많아. 그것도 다 줄 테냐?”
훤친왕세자가 묻자 심모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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