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화. 내버려두다
훤친왕세자는 훤친왕의 말에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훤친왕은 아무 대답이 없는 훤친왕세자를 쳐다보았다. 자기 아들의 성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지금 그를 난처하게 만든다면 나중에 그대로 갚아줄 게 뻔했다.
그리하여 훤친왕은 난처해하지 않도록 말을 꺼내려는데 훤친왕세자가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가 상산왕부 큰공자보다 못한 게 정말 하나도 없는 거 같네요. 가끔 겸손도 떨어보고 하는 건데 이렇게 들통이 나다니, 앞으론 제가 너무 거만하고 잘난 체만 한다고 싫어하지 마십시오.”
훤친왕이 어이없어하며 이마를 짚자 훤친왕세자가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상산왕비마마와는 밀회를 몇 번이나 가지셨습니까?”
훤친왕이 미간을 꽈배기처럼 구겼다. 어째서 훤친왕세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이리도 유난히 듣기가 거북하단 말인가. 마치 죄인을 심문하는 거 같았다.
하지만 훤친왕은 대답을 해주었다.
“여섯 번 만났다. 동평왕부에서 세자비가 몰래 엿들었던 것까지 포함한 것이다.”
문밖에 서 있던 심모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왕야께선 그날 상산왕비마마와의 대화를 그녀가 본의 아니게 들었다는 걸 알고 계셨던 거라고?
“여섯 번밖에 안 만나셨다고요?”
훤친왕세자가 믿지 않자 훤친왕은 화가 나서 그를 패주고 싶었다.
“연가가 영 나라에 온 지 며칠 안 되어 상산왕비는 무술 대회를 통해 혼인이 정해졌다. 상산왕비가 혼례를 치를 땐 난 네 조부께 얻어맞아 침상에서 일어나지 못했었고. 시집을 간 이상 그녀는 상산왕비였다. 게다가 성상께서 직접 하사하신 혼인인데 아무 이유도 없이 만나면 내가 어떤 놈이 되겠느냐?”
당시 그가 만약 상산왕비를 그의 여자라고 말했더라면 무술 대결로 혼인 상대를 정하는 일 따윈 필요치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상산왕비는 부끄러워하며 다른 사람들이 아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그에게 절대 말하지 않겠다고 약조를 하라고 했다. 그녀의 요청대로 약조했으나 그는 유일하게 노왕야께만 말씀드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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