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화. 회상 (2)
한창 열쇠를 찾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닫혀 있던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순간 깜짝 놀란 훤친왕비는 재빨리 병풍 뒤쪽으로 몸을 숨겼다.
그녀는 처음엔 척왕이 들어왔다고 생각했다. 서재 같이 중요한 곳엔 아무나 들어올 수 없었으니 말이다.
조심히 누구인지 확인하던 훤친왕비는 매우 화려한 옷차림을 한 남자의 뒷모습을 볼 수 있었다. 훤친왕비가 혹시 몰라 걱정하고 있는데 그 남자도 그녀처럼 문이 닫히자 뭔가를 찾는지 서재를 뒤지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그도 물건을 훔치러 온 것이었다.
훤친왕비는 나갈까 말까 망설였다. 어렵게 잡은 기회였고, 그나 그녀나 똑같이 훔치러 온 입장이었으니 서로 상관 안 하고 각자 원하는 것만 찾아서 나가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운 호통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냐? 나와라!”
훤친왕비는 하는 수 없이 병풍 뒤에서 나와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쪽도 훔치러 왔으면서 소리는 왜 쳐요? 그러다 들키게 되면 아무도 도망 못 간다고요! 도둑이 이렇게 멍청한 건 또 처음 보네요!”
그 남자가 그녀를 보고 눈썹을 살짝 치켜 세우며 말했다.
“여도둑이었군. 근데 이렇게 아름다운 여도둑은 또 처음 보는군.”
“그건 그쪽이 견식이 없어서 그런 거고요.”
얼굴이 새빨개진 훤친왕비는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고 계속해서 열쇠를 찾았다.
그렇게 두 낯선 남녀는 척왕의 서재를 구석구석 뒤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찾아도 열쇠가 보이지 않자 훤친왕비는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진열대에 있는 화병까지 뒤졌다. 그런데 그중 한 화병이 어떻게 해도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녀가 아무리 힘을 줘도 미동조차 없자 이상하게 생각한 그 남자가 걸어와서 말했다.
“내가 해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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