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화. 병세가 심각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삼 일이 지났다.
저녁 무렵, 하늘에는 저녁놀이 불꽃이 핀 듯 송이송이 붉게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석양의 찬란한 빛이 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와 방 안을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
작은 침상 앞, 심모는 고양이처럼 몸을 웅크리고 노부인 얼굴에 싸맸던 천을 푸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막 천을 풀어냈을 때, 손 어멈이 경탄하며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까매졌습니다! 마님의 머리카락이 전부 까매졌습니다!”
노부인의 머리카락이 얼마나 하얬는지는 아마도 하루 종일 노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손 어멈이 노부인보다도 더 정확히 알 것이었다.
비록 머리카락엔 진흙이 더럽게 엉겨 붙어 있었지만, 노부인 곁에 서 있던 손 어멈은 노부인의 머리카락이 전부 새까맣게 변한 걸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진흙을 바르고 삼 일 동안 참는 게 보통 고역이 아니었던 노부인도 손 어멈의 외침에 흥분이 되었다.
머리와 얼굴 그리고 팔을 감싸고 있던 천을 전부 풀자 손 어멈은 노부인을 부축해 병풍 뒤로 가 목욕하며 약용 진흙을 씻어냈다. 그리곤 다시 치장하고 밖으로 나온 노부인의 모습에 계집종들은 모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십 년이 아니라 십 년 그 이상이 젊어 보였다.
용모에 신경을 쓰지 않은 지 오래되었던 노부인도 젊어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속으로 매우 기뻐했다. 노(老)나리가 이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게 애석할 뿐이었다.
심모의 깊은 효심으로 이렇게 젊어졌으니 노부인은 당연히 그녀에게 상을 내리고 싶었다. 하지만 훤친왕부에서 이미 좋은 물건은 있는 대로 보내온 상태여서 마땅히 줄 만한 물건이 없었다. 그래서 노부인은 당시 류씨가 자신에게 선물했던 옥패를 심모에게 주었다.
노부인이 건네는 옥패를 보자 심모는 최근 바쁜 일이 많아 진씨를 잊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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