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화. 상상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훤친왕세자의 말을 더 이상 바로잡아 주고 싶지 않았던 심균이 물었다.
심모가 아무 말이 없자 심요가 손으로 심모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게 다 큰언니 때문이에요. 큰언니가 고모님께 어머니의 혼수품을 훔쳐 간 도둑이라고 모욕을 주었어요. 그래서 고모님이 수치스러워하시며 호수에 몸을 던지신 거예요.”
그러자 심모가 아연히 웃으며 반문했다.
“내 말이 틀렸어?”
‘언니 말이 다 맞아, 그런데 그게 어쨌다고?’
심요는 말문이 막혀 속으로 중얼거리며 말했다.
“그건 그거고. 그래도 고모님이시잖아. 웃어른이시고.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무참히 고모님을 모욕할 수가 있어? 만약 고모님이 심가에서 잘못되신다면 언니의 명성은 나락으로 추락하게 될 거라고!”
그러자 심모가 심요를 쳐다보며 화난 얼굴로 말했다.
“그래 맞아. 고모님이 물에 빠져 자결하면 내 명성에 타격이 될 거라는 걸 너도 아는 일인데 고모님은 거짓으로 몸을 던지셨지. 일부로 내 명성을 망가뜨리려고 작정하신 거라고!”
심모의 말에 심요가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심모를 비난한 말이 오히려 심모가 진씨를 공격하는 데 쓰이니 화가 났다.
“할 말이 있거든 영서원에 가서 하도록 해라.”
심균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진씨가 심부에 있을 때 백옥영롱탑 일도 한꺼번에 해결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끊임없이 사고를 치는 것도 지긋지긋했다.
심균이 훤친왕세자를 쳐다보며 말했다.
“볼일이 있으셔서 심가에 오신 것입니까?”
그러자 훤친왕세자가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아무 일도 없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구경하러 온 것뿐입니다.”
그러더니 그는 심모를 향해 걸어갔다.
소나무처럼 우뚝 솟은 훤친왕세자의 호리호리한 체격에는 천하를 누를 수 있을 만한 기운이 느껴졌고, 그의 아름다운 얼굴과 눈에는 웃음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걸어오는 훤친왕세자의 모습은 마치 별이 한가득 박혀 있는 하늘을 보는 것 같아 눈을 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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