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화. 운가
몸에서 아직 녹두탕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찜찜했던 심모는 그들이 떠나고 난 뒤 목욕을 하였고, 목욕을 마친 후엔 훤친왕세자가 준 약을 발랐다. 영천사에서 받아온 약보다 훤친왕세자가 준 약이 효과가 더 좋은 것 같았다.
심모가 모든 단장을 다 끝내자 계집종이 식사를 차렸다. 이번엔 야채 요리가 아니었다. 계집종 말로는 노부인께서 직접 심모가 좋아하는 요리로 준비하라고 주방에 분부를 내렸다고 한다.
심모는 며칠 야채 요리만 먹다 맛있는 요리를 먹으니 식욕이 마구마구 당겼다.
노부인은 먹는 것만 신경 써준 것이 아니었다. 의취를 보내 심모에게 잘 쉬고 당분간 문안 인사는 생략하라는 말도 전했다.
다음 날, 심모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이미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아직도 침상에서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흔치 않은 기회였기 때문에 심모는 제대로 호사를 누리고 있는 중이었다. 자소와 반하도 이런 심모를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밖에서 복령이 들어오더니 아뢰었다.
“아가씨, 사촌 공자와 운가 공자가 오셨습니다.”
복령의 말에 심모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재빨리 이불을 걷어치우고 몸을 일으키자 자소가 그 모습을 보고 놀리는 말투로 말했다.
“아가씨 왜 더 주무시지 그러세요?”
계집종들이 겁도 없이 감히 주인님을 놀리다니, 심모가 눈을 슬쩍 흘겼다.
영서원에서 보내온 보양죽을 싹싹 비웠던 심모는 하나도 배고프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씻고 치장만 하고 영서원으로 향했다.
마침 오늘 쉬는 날이었던 심균은 심모가 영서원에 당도했을 때 이미 노부인에게 인사까지 올린 상태였다. 심모가 병풍을 돌아 안쪽으로 들어서자 노부인이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랑지가 아침 일찍 류가로 너희를 찾으러 갔는데 길이 엇갈려나 보구나.”
말하고 있던 노부인이 심모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손짓을 하며 말했다.
“어서 와서 네 사촌 오라버니와 운가 사촌 오라버니를 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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