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화. 주인 없는 물건
노부인은 외출할 때 보통 가마를 탔고, 심모와 자매들은 마차를 탔다. 가마가 맨 앞에서 천천히 갔기 때문에 그 뒤를 따르는 마차도 어쩔 수 없이 느리게 갈 수밖에 없었다.
보통 영천사까지 마차를 타면 한 시진이 걸렸고, 가마를 타고 이동하면 한 시진하고도 반 시진이 더 걸렸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야만 했다.
마차가 느리게 달려 좋은 점은 적어도 흔들림이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아침 일찍 일어난 심모는 마차 안에서 편하게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중도에 마차가 크게 흔들리는 바람에 두 번 정도 깼지만, 비몽사몽 간에 다시 잠이 들었고, 마차가 완전히 멈추고 나서야 잠에서 깼다.
마차에서 내린 심요가 진저리를 치며 말했다.
“조금 있다 집에 돌아갈 때는 절대 큰언니랑 같은 마차 안 탈 거야. 아니면 숨 막혀 죽을지도 몰라.”
그러자 심수가 물었다.
“왜?”
심요가 발까지 구르며 말했다.
“마차에 타자마자 자기 시작하더니 오는 내내 잠만 자잖아!”
멀쩡하게 깨어 있던 심요는 한 시진 반을 아무 말 없이 있어야 했다. 심요에겐 아주 곤혹스러운 시간이었다.
그러자 심모가 조용히 반박하며 말했다.
“눈 감고 생각한 거야. 그 작은 마차 안에서 눈 뜨고 있어 봤자 멍만 때릴 게 뻔하잖아.”
생각은 무슨, 분명 잠든 게 맞으면서. 코까지 골 뻔한 사람이 할 얘긴 아니라며 심요가 눈을 부릅떴다.
한편, 가마에서 내린 노부인이 지체하지 않고 바로 영천사 본당을 향해 걸어가자 심요와 자매들은 서둘러 그 뒤를 따랐다. 동생들 뒤에서 조금 떨어져 걷던 심모는 그녀들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일전에 심모가 영천사에서 훤친왕세자를 돌로 때렸다는 그 폭포를 보고 싶어 했던 그녀들은 보러 갈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조금 있다가 점괘를 보고 나면 노부인은 경서를 낭독하려 하실 거였다. 그때는 그녀들이 함께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근처를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러니 그때 폭포를 보러 가면 되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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