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7화. 남매의 상봉 (2)
소리조차 지르지 못한 죽은 그 수하를 천북야가 싸늘한 눈으로 내려다 보았다.
“운아, 이 사람들은 내게 맡겨.”
천북야는 고약운의 허리를 꼭 끌어안고 나지막이 말했다.
“누구도 네 몸에 손을 대지 못할 거야.”
그러자 고약운이 천북야의 소매를 붙들었다.
“북야, 내가 말했잖아. 네 등 뒤에 숨어 있는 사람이 되긴 싫다고. 너랑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서 이 곤경을 헤쳐 나갈 거야.”
그를 바라보는 고약운의 눈빛은 티 없이 맑았으며, 목소리는 더없이 진지했다.
그러자 천북야가 말했다.
“알았어. 그럼 이 사람들은 네가 상대해. 군왕은 내가 상대할 테니.”
고약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자신의 실력으로는 지존 후기에 달한 군왕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천북야의 뒤에 숨어 있고 싶지는 않지만, 자신이 상대할 수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억지를 부릴 생각은 없었다.
이는 용기 있는 행동이 아니라, 무모하고 어리석은 짓이었다.
이내 천북야가 웃으며 고약운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운아, 누가 더 빠르게 적들을 처리하는지 한 번 겨뤄 볼래? 내가 먼저 군왕을 처리하면, 네가 나한테 입을 맞춰줘. 그리고 네가 먼저 저 사람들을 처리하면…… 반대로 내가 너한테 입을 맞추는 게 어때?”
“뭐? 이러든 저러든 결국에 손해 보는 쪽은 나인 것 같은데?”
“아니지. 어제는 내가 널 괴롭혔으니, 오늘은 네가 날 괴롭혀서 복수하라는 거지. 만약 운이 네가 이긴다면,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천북야의 숨결이 고약운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그가 하는 야릇한 말 때문에 고약운은 자기도 모르게 목을 잔뜩 움츠리며 물었다.
“정말 네가 말한 대로 하는 거지?”
“물론이야. 반주향(*半柱香: 15분)의 시간을 줄게.”
“좋아. 그럼 우리 어디 한번 겨뤄 보자. 누가 먼저 상대를 제압하나.”
在webnovel.com支援您喜歡的作者與譯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