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5화. 전승을 성공적으로 받을 수 있을까 (1)
짙은 석양으로 물든 하늘 아래, 광장에는 잠시 적막이 흘렀다.
모든 사람의 시선은 무우 장로를 따라 움직였다. 석양의 잔광이 남긴 붉은빛 아래, 고약운의 안색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온했다. 무우 장로가 온아의 몸속에 독이 있다는 걸 증명해내면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갈지도 모르는데 전혀 걱정하지 않는 것 같았다.
시종일관 평온하기만 한 고약운의 얼굴을 주시하던 온아는 저도 모르게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무우 장로가 자신의 곁으로 다가올수록 그 불안은 점점 더 커져갔다.
온아는 뭐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이상하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손을 한번 내밀어 보게.”
무우 장로의 말에 온아는 입술을 깨문 채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이어서 무우 장로는 온아의 손목 위에 손가락을 얹고서 진맥을 해보다,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찡그렸다.
“무우 장로, 어떻게 됐는가?”
무우 장로는 족장을 향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족장, 이 소저의 몸엔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그 엄청난 사실에 온아는 몸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는가 싶더니, 겨우 몸을 지탱하고 섰다.
‘중독되지 않았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그때 고약운은 확실히 그녀에게 독을 심었고, 온아 본인도 제 몸에 독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저 장로는 몸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단언한단 말인가?
온아는 고약운을 흘낏 바라보았다.
‘설마…… 고약운의 의술이 무우 장로보다 더 뛰어나서, 무우 장로가 내 몸속 상황을 제대로 알아내지 못하는 것일까?’
그럴 리는 없었다. 온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중독되지 않았다니요? 그럴 리 없습니다! 저희 아가씨는 중독된 게 확실해요! 무우 장로, 한 번 더 살펴봐 주세요!”
온가 호위가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혹시 무우 장로의 진단에 착오가 있는 건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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