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4화. 생소만 제외하고 한 가족이 모이다 (1)
이내 풍소소의 얼굴에 자신만만한 미소가 번지더니, 두 눈동자에서 고혹적인 아름다움이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은쟁반 위를 구르는 구슬처럼 듣는 사람의 넋을 앗아갈 정도로 부드러웠다.
그러나 풍소소의 매혹적인 눈빛을 마주한 고천의 얼굴엔 아무런 변화도 없었으며, 차가운 눈동자엔 심지어 조롱까지 섞여 있었다.
“그깟 매혹지술로 나를 유혹할 수 있다고 믿은 건가?”
고천의 이 차갑고도 낮은 목소리는 풍소소만 들을 수 있었다.
그때 그는 일부러 풍소소의 매혹지술에 넘어간 척했을 뿐이었다. 그는 이 여인이 도대체 뭘 하려는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일부러 풍소소의 계략에 넘어가 그녀가 하는 대로 따랐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자리에서 풍소소에게 충격을 안기지 못했을 것이고, 이렇게 그녀의 체면을 구기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게 바로 감히 자신의 귀한 딸을 위험에 빠뜨리게 한 대가였다.
고천의 말은 천둥처럼 풍소소의 머릿속을 크게 울렸다. 그 충격으로 풍소소는 뒤로 몇 발짝 물러선 채, 경악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애초부터 자신이 쓴 매혹지술에 넘어가지 않고, 일부러 걸려든 척한 것이라니.
자신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 사람이 이런 방법으로 복수를 한단 말인가?
“이제보니 풍곡의 소저가 이렇게 아무 사내나 데려와 혼례를 하는 사람이었군그래. 그런데 어떡하나? 나는 오늘 그저 소저의 생일이라 초대받아 온 것이지, 혼례를 치르려고 온 게 아닌데! 그리고 나는 이미 부인이 있는 몸일세. 설령 그 사람이 지금 내 곁에 없다고 해도 내 마음속엔 평생 그 사람뿐이니, 풍 소저가 한 모든 게 헛수고가 된 것 같군!”
곡주의 엄숙한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백지장처럼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는 풍소소를 향해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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