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화. 진짜 속셈 (1)
잠시 후, 남교와 함께 방으로 들어간 고약운은 다리를 꼬고서 방자하게 앉아 있는 청년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곁엔 엽영이 잔뜩 얼굴을 찡그린 채 앉아 있었다. 엽영은 이미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한 탓에,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그 청년을 뚫어지게 응시하는 중이었다.
고약운은 청년의 영준한 얼굴에 시선을 고정한 뒤,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때 엽영이 애써 웃음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고 소저, 오셨습니까? 저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고약운은 손을 흔들어 엽영의 말을 끊었다.
“이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요.”
그러자 엽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는 이 청년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이 몹쓸 놈은 용병단 전체를 들쑤시며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놓더니, 그다음에는 한 끼 배불리 먹기만 하면 이곳을 떠나겠다고 했다. 그런데 게걸스럽게 음식들을 다 먹고 난 후에도 떠나지를 않으니 속이 탔다. 배도 부르니 이제는 다른 곳으로 가고 싶지 않다는 뜻인가?
“당신이 날 만나고 싶다고 했다던데.”
고약운은 웃을 듯 말 듯한 얼굴로 눈앞의 청년을 바라봤다.
청년의 얼굴엔 여전히 모든 걸 하찮게 여기는 듯한 냉소가 걸려 있었다.
“고 소저, 어쨌든 우리도 인연이 있는 셈이니 그저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은 것뿐이에요. 같이 대화나 좀 하죠.”
그러자 고약운이 어이없다는 듯 눈썹을 치켜세웠다.
“인연이라고요? 우린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인데, 무슨 인연이 있다는 거예요?”
“그게……. 봐요. 대륙에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나는 하필이면 다른 사람도 아닌 고약운 당신을 사칭했으니, 이게 인연이 아니고 뭐겠어요?”
옆에서 듣고 있던 엽영은 하도 어이가 없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남의 이름을 가져다 쓰며 그 사람인 척하던 놈이 이런 식으로 당당하고 떳떳하게 나오니 헛웃음이 나왔다.
뻔뻔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그야말로 철면피나 다름없는 자였다.
고약운이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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