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화. 굴욕을 자처하다 (1)
약종의 장로원 안.
“아버지. 어찌 되었나요?”
황비비는 방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황천을 보고 급히 맞이했다.
“종주가 임양이랑 그 여인에게 벌을 내리셨나요?”
기대하는 표정을 드러낸 딸을 본 황천은 치솟는 분노를 억누른 뒤 애정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아쉽게도 종주가 널 도우려 하지 않더구나. 하지만 걱정 말거라. 이 아비는 절대로 네가 억울해지는 꼴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존귀한 내 딸을 누가 모욕할 수 있단 말이냐? 종주가 임양의 편을 든다면, 네가 종주의 딸이 되는 게 어떨까 싶구나. 약종의 귀한 대소저가 되는 게지.”
‘나를 종주의 딸로 만들겠다고? 무슨 뜻이지?’
황비비는 한동안 머리를 굴렸다. 그러다 아버지가 한 말의 뜻을 깨닫고는 급히 제 입을 틀어막았다. 그녀의 얼굴에선 놀라움과 두려움은 보이지 않았다. 오직 흥분한 기색만 어려 있을 뿐이었다.
‘그럼 아버지께서 이제 약종의 종주가 되시는 건가?’
그렇다면 약종은 부녀의 손안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일이 잘만 풀린다면, 대륙 전체에서 황비비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비비야.”
황천이 황비비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내가 너를 대륙에서 가장 귀한 여인으로 만들어주마. 그럼 너와 비교될 여인은 아무도 없을 거다. 그때 네 마음에 드는 사내가 생기면, 네 치마 밑에 두거라. 아무도 내 딸을 거절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비비야. 아무 사내와 어울려선 안 된다. 너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은 가까이하지 말거라. 이렇게나 훌륭한 내 딸이 덜떨어진 놈들과 어울려서야 되겠느냐? 대륙에서 가장 우수한 사내만이 네 남편이 될 수 있을 게다.”
‘우수한 사내?’
순간 좌상진의 화사한 얼굴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황비비는 얼굴을 붉혔다.
그녀가 생각하기로 자신의 것이 될 사내는 외모뿐만 아니라 실력도 출중해야 했다. 그 사내는 외모만 봐서는 합격점에 들지만, 실력이 어떤지는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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