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화. 지옥의 연꽃
“네, 맞는 말씀이에요.”
고약운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저도 압니다. 지옥의 연꽃은 추방지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죠. 하지만 저는 그 연꽃이 꼭 필요해요. 제 정혼자가 지금 혼수상태에 빠져있는데, 지옥의 연꽃만이 그 사람을 깨울 수 있어요. 그래서 그것을 빌려달라 청하기 위해 온 것입니다.”
야난은 멍하니 있다가 쓴웃음을 지었다.
“고 소저, 내가 빌려주고 싶지 않은 게 아닐세. 지옥의 연꽃은 내게 정말 중요하거든. 다른 청이 있다면 뭐든 들어줄 수 있지만…… 지옥의 연꽃은 빌려주기 어렵네.”
지옥의 연꽃이 없다면 야난은 지금까지 살아올 수 없었을 것이다.
고약운에게 연꽃을 줘버리면 그는 바로 목숨을 잃게 된다. 적어도 열반의 불을 지닌 천재를 찾기 전까지는 죽을 수 없으니, 안타깝지만 그 청을 들어주는 건 무리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야낙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두리번거리다가 야난을 힐끗 바라봤다. 두 눈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야낙이 대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건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고약운은 실망스럽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만일 지옥의 연꽃이 다른 사람의 손에 있다면, 천북야를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 빼앗았을 것이다.
그러나 야가에게는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유일한 희망이 이렇게 또 사라지자, 고약운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잠깐.”
고약운이 떠나려는 것을 보고, 야난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
“지옥의 연꽃은 추방지에 단 한 송이만 있는 것이 아닐세. 내가 야가 사람을 보내 찾아보라 할 테니, 고 소저는 그동안 여기에 있게. 나도 빠르게 소식을 알려주도록 하지.”
그 말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야 가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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