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6화. 배운 것을 실제로 활용하다 (2)
문이 열리고 옥자서가 차가운 기운과 함께 들어왔다.
“자서! 약초는 캐왔어?”
“응.”
천월은 옥자서에게서 약을 받고 한번 훑어보더니 점점 눈을 크게 떴다.
“그냥 열이 좀 있을 뿐인데, 이렇게 좋은 약재들을 캐왔어?”
“경 세자는 지금 열이 날 뿐만 아니라, 몸이 아직 많이 허약해서 이참에 기를 많이 채워야 해.”
옥자서는 동시에 탁자로 걸어가, 약방문을 적기 시작했다.
천월은 약초들을 보며 새삼 또 고마움이 밀려들었다. 열을 내리는 약초들도 귀한 것들이었지만, 용경이 빨리 낫게끔 도와주려는 그 마음이 더 고마웠다.
천월은 곧 문밖으로 나가며 이야기했다.
“자서, 약방문은 적고 있어? 난 이 약초들 좀 씻어 올게. 아! 풍신은 갔어.”
“나도 알아!”
옥자서가 잠시 붓을 멈추고 외쳤지만, 천월은 아무 말 없이 부엌으로 갔다.
이내 방엔 조용한 붓 소리만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 한참 약방문을 쓰던 옥자서는 다 완성한 뒤 병풍 쪽을 보며 입을 열었다.
“경 세자, 스스로를 희생해 월이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심어주는 일이 참 어리석은 짓이란 걸 알고 있는 것이오?”
병풍 뒤에선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마도 용경은 이제 물에서 나와 옷을 갈아입고 있는 것 같았다.
“어리석은 짓이라도 어쩔 수 없습니다. 효과를 봤다는 게 중요하지요. 누군가는 늘 내가 여유 있길 바라고, 내가 고생하는 건 절대 참지 못하거든요.”
“이것도 다 미리 계산한 것이라고? 경 세자, 그런 생각은 정인 사이에 일종의 모독이란 생각은 안 드시오?”
“옥 태자전하, 연정에도 계획이 필요하단 말은 들은 적은 없으십니까?”
병풍 뒤에서 막 나온 용경은 얼굴이 약간 빨갛게 상기돼 있었다. 걸음걸이에도 힘이 하나도 없어 보이긴 했지만, 그는 여전히 아주 침착했다.
“이는 천월이 제게 가르쳐 준 겁니다. 배운 건 실제로도 활용해봐야죠.”
옥자서는 한참 동안 용경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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