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화. 흐르는 물처럼 쏜살같이 사라지다
운산이 소난을 곁눈질하며 말없이 웃었다. 소난 역시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잠시 정적이 흐르다, 운산이 나지막이 말했다.
“조모님께서 말씀하시길, 만약 생각이 정해지면 사람을 불러서…… 한번 보라고 하셨어.”
소난이 놀란 듯 운산을 바라봤다. 이씨 노부인의 열린 마음과 지혜는 늘 예상 밖이었다.
* * *
얼마 뒤에 이씨 노부인이 말을 전하자, 금지양의 모친인 장씨 부인이 금지양을 데리고 이씨 노부인을 찾아왔다.
이씨 노부인은 떠들썩하게 금씨 모자를 맞이했다. 운산은 수줍어하면서도 진지하고, 자세하게 병풍 뒤에서 몰래 금지양을 훑어보았다. 금지양은 옅은 청색 장삼을 입고 있었는데, 호리호리한 큰 키에 약간 야위었고 얼굴은 하얬다. 보기에 우아하면서 행동거지도 점잖고 차분해 보였다.
소난과 운환도 신나서 병풍 뒤에 엎드려 그를 훔쳐보고 있었다.
벽연이 병풍을 돌아나가면서 병풍 뒤에 몰려 있는 세 사람을 보고 웃었다. 그리고 이씨 노부인이 준비한 첫 대면 선물을 가지고 돌아갔다.
그날 금씨 모자는 고가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씨 노부인과 주 부인은 두 사람을 데리고 한 시진 정도 뒤뜰에서 머물렀고, 이후에 장씨 부인은 금지양을 데리고 돌아갔다.
주 부인은 내심 금씨 가문의 내력을 조금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겸손하고 관대하며 차분한 금지양의 성격을 보고 불만은 모두 사라졌다. 주 부인은 기쁘게 고개를 끄덕이며 금씨 가문과의 혼사에 동의했다. 어쨌든 조씨 가문의 조 태부에게는 서른 살밖에 안 된 부인이 있었고, 후처인 데다 아들까지 낳았기에 운산이 시집을 가면 어려움에 처할 것이 뻔했다.
두 집안은 곧 궁합을 보았고, 금씨 가문은 고가에 패물을 주었다. 장씨 부인이 다시 배를 타고 와서 혼례에 대한 일들을 진지하게 논의했다. 금가는 주 부인의 마음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이 혼사는 무척 경사스러운 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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