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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화. 혼수와 은자

113화. 혼수와 은자

정월 13일, 정각이 경왕부 수각에 시무룩하게 누워서 천천히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주경연이 장대를 들고 이리저리 흔들며 물고기를 낚다가 고개를 돌려 정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오늘 밤에 다시 가 봐. 어쩌면 만날지도 모르잖아. 엊그제는 너무 늦게 갔어.”

“소난은 연수헌에 살지 않고 명원당으로 이사 갔어. 노부인께서 몸이 불편하셔서.”

정각이 침울하게 말하자, 주경연이 눈을 깜빡이며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돌려 정각에게 물었다.

“너희 어머니께서 경성의 명문가 규수들에게 청해서 보름날 너희 집 등루(燈樓)에서 등을 감상한다고 하시지 않았어? 고가에는 청하지 않은 거야?”

정각이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주경연은 손에 들고 있던 장대를 내려놓고는 흔들의자에 앉으며 정각에게 조언했다.

“그럼 내가 왕비에게 고가에 등불 구경을 청하라고 한다면? 어차피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건물이니 뛰어온다면 늦지 않을 거야.”

정각이 눈을 반짝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집 등불은 구경할 필요 없어. 난 그냥 형님네 있을 거야. 비단으로 둘러싸인 나무토막들은 보기만 해도 싫증이 나!”

눈썹을 치켜세운 주경연이 정각을 가리키며 말했다.

“제멋대로 굴지 말고 돌아가서 응수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든다고 하면 되잖아. 계속 나랑 붙어서 얼굴도 안 비춘다면, 돌아가서 내가 고모님을 어떻게 대할 수 있겠어?”

주경연이 괴롭다는 듯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고모님께서 나를 용서하시겠냐고! 각아, 말해두겠는데 네 혼사를 정말 더는 미룰 수가 없어. 빨리 하나 골라서 장가가. 내가 너 대신 들었는데, 전(錢)씨 가문의 둘째 아씨가 성격이 좋다고 하더라. 왕(王)가의 다섯째 딸도 성격이 좋대…….”

“입 다물어!”

정각이 퉁명스럽게 주경연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몸을 곧추세우고는 괴롭다는 듯 주경연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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