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화. 지 씨 가문
연자진은 작지도 크지도 않은 마을이었다. 남북을 오가는 여행자들이 쉬어가기 딱 알맞은 곳이라 주루, 다관, 객잔 등 여행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
마을 한편에 근사한 수련 연못이 있다는 소식을 듣자, 강담은 강서와 욱근을 끌고 연못으로 향했다.
강서는 어쩔 수 없이 욱근의 동행을 허락하면서 그에게 지 대인의 상황을 알아보도록 부탁했다. 그래서 욱근은 대충 이유를 둘러대며 강담의 제안을 거절하고 빠져나왔다.
강담은 욱근이 누이와 멀어지자 더욱 신이 났다. 콧노래를 부르며 강서를 데리고 뱃놀이를 하며 연꽃을 감상했다. 즐겁게 한바탕 놀고 나서 객잔으로 돌아왔을 때는 해가 이미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 * *
창문가의 동그란 원탁에는 식사가 가득 차려져 있었다. 욱근이 두 사람을 발견하고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이때쯤 돌아올 것 같아서 이미 식사를 준비했네, 뜨거울 때 어서 들지.”
강담이 윤기가 좔좔 흐르는 고기에 눈길을 주며 말했다.
“역시 여칠 형님이 제 마음을 알아준다니까요.”
욱근이 두 사람에게 젓가락을 건넸다.
“오늘은 모두 피곤할 테니 식사가 끝나는 대로 일찍 들어가 쉬는 게 좋겠네. 관광은 내일 해도 충분하니.”
말을 마친 욱근은 먹음직스러운 닭고기 한 조각을 하나 집어 강서의 접시에 올려주었다.
“강 소저, 이것도 한번 먹어보시지요.”
욱근의 눈빛을 받은 강서가 마지못해 닭고기를 한 입 베어 물며 생각했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 아니야?’
* * *
식사를 마친 뒤 각자의 방으로 돌아왔을 때 아만은 목욕물을 준비하려다가 강서에게 저지당했다.
“목욕은 급하지 않아.”
강서는 곰곰이 생각했다. 욱근이 집어준 닭고기에 무슨 다른 뜻이 있는 게 분명했다.
‘닭 유(酉)…… 설마 유시(*酉時: 오후 5시~7시)? 유시에 찾아온다는 말인가?’
이제 곧 유시였다.
때마침 가볍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렸다.
아만이 강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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