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7화. 정월대보름
“공주마마께서 꽃등을 감상하다가 굴러 떨어지는 꿈을…….”
강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황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의 안색은 이미 푸르게 질려 있었다.
“뭐라 하였느냐?”
물론, 강서가 예상한 반응이었다.
복청공주는 황후의 유일한 자식이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보배 중의 보배였다.
황후가 손을 바들바들 떨면서 강서의 손을 덥석 잡았다.
“연왕비, 좀 더 자세하게 말해 보거라.”
하지만 강서는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 뿐,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 모습에 황후가 주위를 모두 물렸다.
“꿈에서 복청이 어떻게 되었느냐?”
“어렴풋이 나는 기억입니다만…… 주변에 빨간 빛이 넘실대는 곳이었는데, 그곳에서 공주마마께서 굴러 떨어져서…….”
강서는 차마 복청공주가 죽었다는 말은 꺼내지 못했다. 너무 소상히 말해도 의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전생에서 벌어진 복청공주의 사고는 올해 정월대보름에 일어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황후에게 주의를 주는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만약 사고가 일어난다면 황후의 감사 인사를 받을 테지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황후의 원망을 살 수도 있기 때문에 말을 조심해야 했다.
모호한 이야기였지만, 황후는 벌써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저 허무맹랑한 꿈일 뿐이옵니다. 잠에서 깨었을 땐, 절반 이상이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하여, 아식도 입 밖으로 꺼내고 싶지 않았으나, 공주마마와 연관된 일이라 어마마마께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부디 아식의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놀란 가슴이 진정된 황후는 금세 황후다운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녀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강서의 손등을 두어 번 두드렸다.
“무례라니. 무슨 일이든, 먼저 조심하는 것이 나은 법이지. 선인과 부처께서 왕비의 꿈에 현몽하시어 계시를 준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다른 이도 아니고 연왕비의 꿈 아닌가!
강서가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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