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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화. 의녕후 노부인의 단짝 친구



483화. 의녕후 노부인의 단짝 친구

찬바람을 맞아야 하는 바깥 연회석과 달리, 백부 안쪽의 연회석은 신분이 높은 귀빈을 위해서 마련되었다.

축하객들은 황친과 훈귀를 가리지 않고 물밀 듯 밀려들었다. 모두 연왕의 덕이었다.

황상께서 연왕의 남지행을 허락하신 것은 아들에 대한 신뢰가 충분하다는 것을 방증한 것이 아니겠는가? 연왕이 동평백 세자를 무사히 도성으로 데려왔으니, 황상의 환심을 얻은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황상의 총애를 받는 황자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모두 같았다.

칠황자 연왕이 황위에 도전할 기회는 없었지만, 가깝게 지내서 나쁠 건 없지 않은가.

제왕과 촉왕은 가깝게 지내더라도 티를 내면 안 되지만, 연왕은 가깝게 지내도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게 되어 더욱 좋았다.

풍 씨는 도성에서 내로라하는 귀부인들이 자리를 꽉 채우자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연회가 길어지자 체력이 떨어져 귀빈들에게 인사를 고할 수밖에 없었다.

“노부는 먼저 일어나려 하니, 부디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중인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하나둘 인사를 했다.

“노부인, 어서 들어가서 쉬십시오. 저희는 먹고 마실 것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동평백부의 위세가 나날이 달라지는 것을 알고 있는지라 귀부인들은 풍 씨에게 무척 깍듯했다. 게다가, 오늘 연회에는 연왕비도 자리하고 있지 않은가.

풍 씨는 시녀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때, 강서가 자리에 일어나면서 말했다.

“할머니, 손녀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풍 씨는 너무 놀라서 얼굴 주름이 다 펴질 지경이었지만, 지켜보는 이들이 많아서 내색을 할 수도 없었다.

“왕비는 부인들과 좀 더 시간을 보내시게.”

하지만 강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우선 할머님을 모셔다 드리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왕비마마께선 정말 효심이 깊으십니다.”

강서는 귀부인들의 칭찬을 듣고도 아무런 생각도 없었지만, 풍 씨는 은근슬쩍 입꼬리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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