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화. 한밤중
강소의 배려에도 강서는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짙은 향기는 좋아하지 않지만, 작약은 맡을 만해요.”
작약 밑에 묻힌 것이 사람의 시체인지 개나 고양이의 사체인지 반드시 알아내야 했다.
한데 강소에게 작약 향기를 싫어한다고 말하고 이곳에 다시 온다면 괜한 의심을 받을 것이 뻔했다.
강소는 호쾌하고 단순한 성격이었지만, 강청이 강서에게 보이는 이상한 태도를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둔하진 않았다.
“사매, 도대체 둘째 언니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강소가 석가산 위 세 자매에게 눈길을 주며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하지만 강서가 아무런 대답도 없자 작게 코웃음을 쳤다.
“육매를 돌려보낸다고 할 때, 강청 언니는 부정조차 안 했어. 이상하잖아? 언니가 친자매보다 너를 아낄 리가 없는데 말이야.”
강서는 붉게 타오르는 작약을 말없이 응시하다가 한숨을 폭 쉬었다.
“그러게요. 할머님께서 눈이 아프시기 전에 둘째 언니가 저만 따로 초대했을 때부터 저도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그 말에 강소의 의문은 더욱 커졌다.
모든 자매가 초청받기 전에 강서만 따로 초청을 했다니?
‘그 말은 곧, 둘째 언니가 진정 초대하고 싶었던 사람이 바로 강서라는 뜻 아닌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자 강서를 바라보는 강소의 눈빛이 깊어졌다.
강소의 진득한 눈길을 받으며 강서가 살풋 웃었다.
“그래서 저도 한번 시험해 본 거예요. 둘째 언니가 저를 얼마나 원하는지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진심일 줄 몰랐던 거구나.”
강소가 강서의 말을 이었다.
“맞아요. 저도 언니가 이렇게까지 적극적일 줄 몰랐어요.”
강서의 앵두 같은 입술에 씁쓸한 조소가 걸렸다.
어차피 그녀는 강청 부부의 악행을 만천하에 폭로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강소에게 진상의 일부를 알려준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둘째 언니의 의도가 뭘까?”
강소가 발치의 꽃잎을 발로 툭툭 건들며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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