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8화. 교훈
“이제 가보거라.”
족장이 아란을 향해 말했다.
강서와 아란이 떠난 뒤, 희미한 미향이 감도는 방안에서 족장이 부드러운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솔직히 자네가 도성에서 아상과 닮은 소녀를 보았다 했을 때, 나는 믿지 않았다네. 그런데 오늘 저 얼굴을 보니 자네의 말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더군. 정말로 아상이 살아 돌아온 줄 알았네.”
“정말 많이 닮았습니다. 게다가 오묘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이 더욱 놀라운 일이지요. 그 때문에 도성에서 처음 보았을 때, 저는 정말 성녀인 줄 알았습니다.”
족장이 무거운 표정으로 침묵에 잠겼다.
아상이 떠난 지도 어느덧 삼 년이 흘렀다.
삼 년이란 시간 동안, 성녀가 자취를 감춘 탓에 오묘족 내부뿐만 아니라 다른 부족들까지도 성녀의 안위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근자에 들어 성녀가 죽었을 거라는 소문이 도처에 들끓기 시작하며 오묘족의 정국이 위태로워지던 참이었다.
본래 성녀의 죽음을 아는 이는 족장과 아란, 단 두 사람뿐이었다. 하지만 화 장로를 비롯해 그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든 지경에 처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아상과 똑같이 생긴 여인의 등장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준 동아줄과 같았다.
족장이 무릎을 꿇더니 경건한 표정으로 한 방향을 향해 절을 올렸다.
화 장로도 그 뒤를 따라 절을 올렸다.
* * *
성녀 아상의 처소는 족장의 처소에서 멀지 않았기에 금세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이 성녀의 처소입니다.”
아란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문을 열어주자, 강서가 방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오래도록 아무도 쓰지 않은 방이었음에도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었다.
강서가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탁상으로 걸어갔다.
긴 여정으로 쌓인 피로는 잠깐의 휴식으로 풀어질 수준이 아니었다. 게다가 수일 동안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보니, 고단함은 자연히 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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