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1화. 소란
길가에는 어느덧 땅거미가 내려앉았고, 사찰 안의 고기 냄새가 짙어질수록 바깥의 눈발은 점점 거세졌다.
토끼 고기가 어느 정도 익은 듯하자, 노진이 깨끗하게 씻은 칼을 꺼내 들었다.
날카롭게 갈린 칼이 노릇하게 익어진 고기 사이를 파고들자 불타는 장작 위로 기름이 뚝뚝 떨어졌다. 그로 인해 순간 불꽃이 크게 일었고, 노진이 칼 놀림을 잠시 멈추었다.
그때였다.
용담이 돌연 웃음기를 거둬들이고, 사찰의 입구를 향해 날카롭게 고개를 돌렸다.
문은 어디로 떨어져나간 것인지, 환하게 열린 사찰의 입구는 그 무엇도 막아주지 못했다. 그 사이로 거센 찬바람이 밀려들어오며, 군데군데 찢긴 불번(*佛幡: 사찰의 깃발)을 쉴 새 없이 흔들었다.
“마마, 누군가 오는 것 같습니다.”
용담이 강서의 옆으로 다가가더니 검집을 단단히 쥐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긴장 말거라. 우리처럼 눈보라를 피하려는 사람들일 수도 있지 않느냐?”
길가에 인접한 사찰이었으니 그들의 눈에 띈 것이라면, 다른 여객들의 눈에도 띄었을 것이다.
잠시 긴장되었던 분위기는 어느새 자연스럽게 풀어졌다.
“노진, 이제 다 익었소?”
용담이 기대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노진이 토끼 고기를 다시 한번 뒤집었다. 그의 얼굴이 불빛을 따라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거의 되었소.”
그 순간, 입구 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문 밖에서 두 사람이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둘 모두 사내였는데, 한 명은 갓 스물을 넘긴 듯한 젊은 이였고, 다른 하나는 그보다는 나이가 들어 보였는데 족히 서른은 넘어 보였다.
두 사내 역시, 사찰 안에 있는 강서 일행을 발견하고 순간 경계심을 키웠다.
노파 하나, 소녀 하나, 꾀죄죄한 장한 하나, 기생오라비 하나.
그들이 만만한 상대라는 것을 확인한 남자들은 금세 경계심을 풀고 옷에 붙은 눈들을 천천히 털어냈다. 그러고는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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