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2화. 차라리 잘된 일
경명제는 폐태자가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에 내심 마음 한켠이 쓰라려왔다.
본인이 둘째의 불경죄에 화가 난 것은 맞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아무나 둘째를 막 대해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었다.
어찌되었든 원후와 자신 사이에서 태어난 적자가 아닌가?
경명제가 차가운 눈으로 노왕을 바라봤다.
“이리 다사다난한 시기에 짐의 걱정을 함께 나누지는 못할망정, 형제에게 주먹질이나 하다니……. 너에게 실망이 매우 크구나!”
“아바마마…….”
경명제가 손을 휘휘 내저었다.
“더 이상 네 변명을 듣고 싶지 않다! 반해, 지의(旨意)를 내려, 짐의 뜻을 전하거라. 형제를 존중하지 않고 불화를 일으킨 죄로 노왕을 친왕의 신분에서 군왕으로 강등하고, 이를 다른 황자들의 본보기로 삼을 것이다!”
불쌍한 모습으로 꿇어 앉아 있던 폐태자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나를 때린 일로 다섯째의 작위를 강등시키신다고……?’
그는 당황스러운 마음도 잠시, 금세 통쾌한 기쁨이 몰려왔다.
‘아바마마께서 이리 나를 아끼시는 것을 보니, 분명 다시 기회를 주시겠구나. 역시 장인어른께서 나의 복위를 위해 억지로 나서지 않으신 데는 다 이유가 있었어.’
폐태자는 장인의 말을 되새기며 마음속의 기쁨이 겉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단단히 단속했다. 그동안 쌓아온 인내와 내공을 총동원하여 참고 또 참았다.
그보다 더욱 크게 놀란 이는 당연히 노왕이었다.
‘군왕……? 잠깐, 이게 아닌데?’
‘일곱째가 태자를 때렸을 땐, 겨우 종인부에 며칠 가둬둔 것이 전부이더니, 나는 왜 강등이란 말인가?’
“아, 아바마마, 소자가 잘못하였습니다…….”
경명제가 다리를 들어 노왕을 힘껏 걷어찼다.
“잘못한 줄 알면 당장 썩 꺼지거라!”
노왕은 쫓겨나듯 자리를 떠났고, 폐태자는 여전히 얌전하게 꿇어앉아 있었다.
“일어나거라.”
경명제가 폐태자의 얼굴을 흘깃 쳐다봤다. 화가 나는 동시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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